2012/06/23일 비룡 50차 가평 유명산 산행에 참가하고 그 기록 영상을 올린다. 이 중에는 유리비와 보혁 동문이 올린 영상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양해를 구하며 좋은 영상 올려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
당초 계획은 상봉역에서 09:05분 춘천행 전철을 타고 가다가 청평역에서 내려 유명산 자연휴양림 입구 주차장으로 이동 후, 주차장입구→용소→마당소→아우라지삼거리→정상→선어치 코스의 3시간 10분 정도의 산행 예정이었다.
김밥과 음료수, 부채, 썬글라스 등을 챙겨 배낭에 넣고 수유동 집을 나선 뒤 서울지하철 4호선과 7호선을 번갈아 타고 상봉역에 당도하니 08:40분이었다. 20여 명 동문들이 모여 09:00시께 춘천행 전철 맨 앞 칸에 타고 상봉역을 떠났다.
비룡 회장과 총대장이 보이지 않았지만, 박상복 산악대장과 사전답사까지 다녀온 황근수 산악대장, 그리고 운영을 맡은 서기완 총무와 문웅비 부총부가 함께 했으니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설영형 동문이 보이지 않았다. 지리산을 오르락내리락 하더니 지쳐버렸나?
홍길동처럼 신출귀몰 사진을 찍어오던 설 동문이 없으니 유명산 산행 고비고비의 본인 모습을 기록 영상에 담기는 그르지 않았나 싶었다.
09:44 청평역에 도착했고, 모내기한지 얼마 안 된 논가에 원추천인국(루드베키아)이 아름답게 핀 길을 따라 걷고, 1720년 식재했다는 수고 22m의 가평-20 보호수 느티나무를 멀리 바라보며 12~3분 걸려 청평버스터미널에 당도했다.
청평?유명산 운행하는 경기77-자1045 버스에 10:10분 탑승하여, 발딛을 틈조차 없이 꽉찬 만원버스에 시달리며 달려 10:45분 가일리 종점에서 내렸다. 고맙게도 김상운 동문이 자리를 잡아주어 편히 갈 수 있었다. 오래 전에는 버스가 청평댐 위를 지났던 것 같은데 이제는 신청평대교를 이용하고 있었다.
버스종점에서 잠시 쉰 후 11:00시 산행을 시작했는데, 고8회 김우일 동문과 정순배 비룡회장이 합류해 일행은 동문과 가족 합해 28명이 되었다. 김상운 동문이 건네준 커피를 한잔 마시고 나서 출발하는 일행에 합류했다.
3분 쯤 걸어 국립유명산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를 지나고, 11:09 산길에 접어들어 본격전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계곡을 따라 용소-마당소를 거쳐 정상으로 가려던 당초의 계획이 바뀌어 북능의 가파른 길을 올라갔다.
이날 춘천-양평 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32.4°C였다. 숲속길이라 햇볕은 별로 받지 않았지만 급경사의 길을 올라가니 말 그대로 땀이 ‘비 오듯’ 했다. 모자 앞챙에서도 땀이 물이 되어 흘러내렸다.
두세 번 쉬며 땀을 삭이고 계속 올라가니 완만한 흙길이 나오고, 12:40분 드디어 유명산 862m 정상석 앞에 섰다. 쉴 틈도 없이 정상석을 둘러싸고 10여 명 동문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유명산(有明山)은 경기/가평군-양평군 경계에 있는 높이 862m의 산으로, 양평군/옥천면의 용문산(龍門山 1,157m)에서 서서북쪽으로 뻗어 내린 능선 끝에 솟아 있다. 서쪽 능선 가까이에는 소구니산(660m), 북북서 좀 멀리 중미산(仲美山 834m)이 있고, 동쪽 계곡 건너에 어비산(魚飛山 829m)이 있으며, 남쪽에는 대부산(743m)이 있다.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에서 찾아보면 유명산의 옛 이름은 마유산(馬游山)이다. ‘游’자는 ‘헤엄치다’, ‘놀다’는 뜻으로, ‘말이 헤엄치며 놀던 산’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추정된다. 옛날에는 여기 어디선가 말을 길렀나 보다.
그런데 1973년 엠포르산악회가 국토자오선종주를 하면서 이 곳에 이르러 산 이름을 알지 못하자 일행이었던 홍일점 '진유명'의 이름에서 따다 붙여 유명산(有明山)이 되었다고 한다. 산악인들이 산 이름을 이렇게 함부로 붙였다니 황당스럽기 짝이 없다.
동쪽에서 남쪽으로 펼쳐진 용문산을 비롯한 원경하며... 행글라이더 이륙 장면을 감상할 여유도 없이 이동하는 동문들의 뒤를 쫓아 동쪽 길을 걸어 내려왔다. 오랜 가뭄으로 말라 먼지가 날리는 흙길이었다.
일행은 나무숲 속에 자리를 마련하고 점심을 먹었다. 땀을 많이 흘린 뒤라서인지 뒷걱정 제껴두고 동문들이 따라주는 막걸리를 연거푸 몇 잔 마셨다. 그 감미롭고 새콤하며 시원한 맛이 천하일품이었다.
30~40분간의 점심을 마치고 13:20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길은 대부분 흙길이었는데, 꽤 경사진 길이었다. 뿌리 뽑힌 고목도 보이고 주위에 홍백을 섞어 꽃을 피운 싸리나무가 많았다. 이게 바로 화톳장에 그려진 7월 ‘홍싸리’라며 고스톱에 조예가 깊은 듯한 동문이 말해주었다. 4월의 ‘흑싸리’는 이팝나무라고 한다.
13:50경 계곡을 만나고, 아우라지삼거리에서 조금 내려와 삼삼오오 모여 흐르는 물에 발을 담갔다. 차가운 물속에서 발이 시려 감각이 없는 듯했지만 그 시원함 때문에 일어설 생각이 들지 않았다.
물기를 씻고 계곡을 떠날 때 쯤 갑자기 ‘족발에 막걸리’ 생각이 났다. 어~어...? 우리를 빼고 지들끼리 해치우지는 않았겠지... 가져오지 않은 게지...
14:22 다시 하산을 시작해, 계곡 옆의 돌길을 걸었다. 발을 담그고 있는 동안 몸이 시원해져서 처음에는 발길이 가벼웠지만 경사가 별로 없는데도 돌길이라서 그런지 꽤 힘이 들었다.
용문산에서 흘러내려온 물줄기가 유명산 아래서 합쳐 만들어낸 유명산 계곡은 가뭄인데도 수량이 풍부하고 맑았으며 계곡과 어루러진 경관이 아름다웠다. ‘입구지계곡’을 ‘유명계곡’이라고도 부르는 것인지, 경계가 따로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14:26 ‘마당소’를 지나고 14:53 ‘용소’를 지났으며, 15:20경 북능 출발점을 다시 만났다. 15:30경 대일리 버스종점에 도착해 오늘의 산행을 모두 마치고,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총무팀이 제공한 아이스바를 맛있게 먹었다.
15:50경 유명산-청평 버스를 타고 신청평대교를 건너 16:25경 청평버스터미널 도착했다.
몇 동문은 개인사정으로 먼저 가고 나머지는 ‘리가’ 호프점에서 산행 뒤풀이를 가졌다. 생맥주를 들이키고 김치국수도 먹었다. 날씨 탓인지 생맥주가 동이 나지 않나 걱정될 정도였다.
17:30경 ‘리가’를 나와 느티나무 보호수 아래 정자를 지나고, 알맞은 날씨에 싱싱하게 자라는 벼 포기들를 내려다보는 시원스러움을 만끽하며 논길을 걸어 청평역으로 이동했다.
18:05 경춘선 상봉행 전철에 올랐다. 정순배 회장이 일행을 대성리 2차 뒤풀이에 초청했는데 너무 늦을 것 같아 함께 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일행 대부분은 18:10 대성리역에서 내렸다.
동문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항상 즐겁다!
역시 선배님의 기행은 한눈에 쏙~~~ 들어오고 설명과 더불어 사진이 첨부되니
산행의 풍광이 동영상처럼 머릿속을 휘돌아 나갑니다.
정리 안된 사진이 선배님의 손만 거치면 목차가 붙어 순차적으로 정리되어 있는것을 보니
선배님께서는 확실히 많은 시간을 공부 하시는 것 같습니다.
게으른 후배들에게 말없이 질타하며 솔선수범하시는 선배님....
저희 후배들이 좀 더 분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