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동문회 비룡산악회 2012년 시산제가 열리는 곳은 남한산성 수어장대,
‘장대將臺’란 군사를 지휘하기 위해 높이 쌓은 대臺를 말한다. 수어장대 안쪽에는
‘무망루 無忘樓’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데 이는 병자호란 때 우리가 겪은 치욕과 비통함을
잊지 말자라는 뜻이라고 해서 ‘시산제’의 의미가 더 크게 다가왔다.
25일 토요일 10시 5호선 마천역 1번 출구.
일산에서 전철로 2시간 거리, 날씨는 스산하고 길은 멀다.
이곳은 남한산성을 찾는 분들이 모이는 곳, 사람들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넘쳤다.
그래도 비룡산악회 동지들은 얼른 찾아볼 수 있었다.
비룡 선배들의 눈엔 평온함이 깃들어 있었고, 후배들의 눈엔 패기가 서려서다.
나의 친구들 25회에서는 5명이 참석, 이들의 눈에서는 반가움이 넘실거린다.
나와 비룡산악회와의 인연은 쫌~ 부끄럽다.
작년 5월 소백산 등산에 따라나섰다가 쥐가 내리는 바람에
여러분에게 걱정을 끼쳤고, 두 시간여 가까이 진행을 방해한 전과가 있어서다.
그래서 이번 시산제도 이래저래 빼려는데 회장님은 일정상, 상임부회장은 건강상
참석이 어렵다고 해서 또 왔는데... 산길이 제발 평탄하기만을 빌어야 했다.
아~ 깔딱 고개가 길기도 하구나. 돌아보니 3회 선배님이 올라오신다.
힘을 내자, 내자, 내자... 빌고 또 빌었다.
정순배 산악회장님은 마스크를 하셨다. 독감으로 목이 완전히 가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참여하는 모습이 나에게는 ‘시산제’다.
편안하게 산악대원들을 이끄는 윤익상 대장의 따뜻한 미소,
하루 전에 시산제 자리를 잡아두고 만반의 준비를 한 산악회 임원들의 땀,
눈발이 날리고 찬바람이 불어도 비룡산악 대원들은 끄떡없다.
구수한 막걸리와 홍어냄새, 이것이 나에게는 ‘시산제’다.
시산제始山祭: 해마다 새해가 시작될 무렵에 산악인들이 산을 지키고 보호하는
신에게 지내는 제사, daum국어사전의 풀이다.
이 사전의 풀이처럼 산을 지키고 보호하는 비룡산악회라면 그 산이 비룡산악회를
보호하고 지킬 것을 믿는다.
시산제가 마치자 부랴부랴 내려오는 바람에 뒤풀이에 참석하지 못해 죄송하다.
국수 한그릇을 대접(3회 김용선 선배)받고, 소금성님의 차를 타고 곧장 전철역으로 달렸다.
올 5월에 있을 전국동문연합산행(대둔산)이 기다려진다.
문상주 회장을 비롯한 전 동문들이 참석하는 山축제가 되기를 바라며...
아서라~ 얼른 몸을 만들어야겠다.
각기 동문이 함께한 즐거운 하루엿읍니다.
좋은일하시느라 바쁘실터인데 대둔산에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