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날

조회 수 2960 추천 수 0 2011.09.17 23:01:40

“나뭇잎아

바람이 너를 데려가려 하거든 가만 있거라.”

 

그분이 읽어보라고 권한 책 ‘황혼의 미학(안셀름 그륀 지음)’ 을 보다가

약속한 시간이 되어 작은 배낭에 초콜릿 몇 개와 물 한 병을 넣어 집을 나섰다.

 

크기변환_고봉산 005.jpg  

 

비룡합창단 연습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전철 안에서 그분이 일산 우리 옆 아파트에

사신다는 것을 알았다. 인연이란 참 가까운 곳에서 맺어진다.

한 시간이 넘는 전철 안에서 ‘산’을 말씀하셨고, 산이라면 큰 부담이 없다고 여기던 터라

북한산 가자는 말씀에 덜컥 약속을 했지만... ‘소백산 사건’ 이후 지켜질 것 같지 않음을

간파하셨던지 일산에 있는 고봉산(164m)에 가자고 메시지를 보내오셨다.

 

크기변환_고봉산 007.jpg  

 

2011년 9월 17일 토요일 오후 3시.

그분이 앞장서서 걸었고 나는 뒤 따랐다.

그분의 호흡은 일정했는데 15년 젊은 내 호흡은 변화무쌍했다.

그래도 힘 안든 척 따라 붙었더니 더 빨라지신다.

아이고, 천천히 걸을걸...

 

고봉산 이길 저곳을 알려주셨고 내가 힘들어 보이면 쉬어가게 했다.

운동기구가 있는 곳에서는 철봉을 잡더니 턱걸이 50여개를 쉽게 하신다.

“40여년 정도 테니스를 했지. 10년 전에 산에 갔는데 힘이 부치는 거야.

그때부터 운동을 시작했어. 꾸준히 했지. 턱걸이도 첨에는 5개도 힘들었어.

이젠 맘먹고 하면 150개는 할 수 있지. 건강은 자기하기 나름이야.”

 

두 시간의 산행을 마치고 집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씩을 마셨다.

목 뿐 아니라 온 몸이 시원했다.

 

크기변환_고봉산 004.jpg  

 

이수상(10회) 선배님, 감사해요.

담 토요일에는 좀 더 긴 코스로 가시죠.

편히 쉬세요^^

 

 

* 소백산 사건

소생이 비룡산악회 소백산행에 따라나섰다가 하산 길에 쥐가 내려 자빠져 버린 비극적인 사건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홈페이지에 사진 및 관련 파일 올리는 순서 [2] 총무이사 2015-06-29 2045
584 배종호(고29)본회부회장 출판기념회 file 행정이사 2011-12-07 2083
583 비룡산악회 새해 첫등산결과#2 설영형 2009-01-18 2083
582 지금이 쉴 때입니다. 석우 2009-07-20 2080
581 하루를 두배로사는법 설영형 2008-11-23 2075
580 구량천과 용담호를 굽어보는 덕스러운 산 / 진안 대덕산(875.4m) 펑키 2012-06-19 2074
579 [감동] 한여성의 위대한 승리...끝까지읽어 ... 설영형 2009-03-30 2070
578 동치미 국물 설영형 2009-03-05 2070
577 비룡 산악회 2차 정기산행 결과보고(1) file 윤영한 2008-06-29 2069
576 반포대교야경-우리네 인생-김용임 설영형 2009-01-01 2067
575 불변의 세가지 진리 유달산 2009-01-11 2066
574 박종수(고25)동문 농협 초대 전남영업본부장 영전!!! file 임삼용 2011-12-21 2058
573 선배님들 영전에..... [1] 살인범 2009-06-11 2058
572 고양 국제 꽃 박람회#1 설영형 2009-05-02 2056
571 백암산 등산결과 [3] 설영형 2009-10-07 2051
570 할 수 있다 file 木友 2008-12-02 2048
569 추억의 노래동산 설영형 2009-01-18 2047
568 늙어가면서 바라는 희망 설영형 2008-11-23 2047
567 우리 늙어 가면서 이렇게 살자구 설영형 2008-09-26 2047
566 환상적인 폭포수와 운무의 향연장 / 영월 계족산(890m)| 펑키 2012-08-26 2044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서소문로27(충정로3가, 충정리시온)202호 | 전화번호: 02-365-0516 | 팩스번호: 02-365-0140
개인정보보호책임자: 총무이사 설정원 | 이메일 주소 무단수집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