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담은 순수 우리말로 아름다운 무늬나 그림을 넣어 장식한 담을 말한다. 문헌에는 회면벽(繪面壁), 회벽화장(繪壁華墻), 화문장(華汶墻), 영롱장(玲瓏墻)이라 기록되 어 있고 한자어를 차용해서 화담(花墻), 화초담(花草墻), 화문담(花汶墻)으로도 불 리기도 한다. 또 다른 우리말로 무늬담, 그림담 이라고도 한다.
꽃담 일부만 봐도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경복궁 자경전 꽃담
낙선재는 서쪽에서부터 동쪽으로 낙선재, 석복헌, 수강재가 배치되어 있고, 전면과 측면에 행각이 둘러쳐 하나의 일곽을 이루고 있는데 이 건물을 통틀어 낙선재라 한 다. 본래 국상을 당한 왕후와 후궁들의 거처로 지어져 여성들을 위한 공간이었다.
[ 낙선재 누마루의 만월창과 예쁜 굴뚝 ]
낙선재 꽃담 여행은 후원으로 넘어가는 언덕길이 시작하는 곳에서 멀찌감치 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승화루가 소나무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있고, 오른쪽 옆으로 육 각 지붕을 멋있게 이고 있는 상량정이 있다. 꽃담과 어울려 있는 상량정 정경이 창덕궁의 제일경이라 할만큼 예쁘고 아름답다.
[ 상량정과 꽃담 ]
꽃담은 낙선재 행각을 두르고 언덕을 쉬엄쉬엄 타고 올라 상량정 동산에서 멎는다. 지붕을 뚫고 솟아 있는 몇 개의 굴뚝은 꽃담과 썩 잘 어울린다. 바깥 담의 꽃담이 라 품위가 있으면서 절도 있게 보이기 위해 밑 부분은 사고석을 고르게 쌓고, 그 위에 다른 무늬 없이 석쇠무늬(귀갑무늬)로 장식했다.
[ 절도와 품위가 있는 꽃담 ]
꽃담은 문과 어울릴 때 멋이 더하다. 건물과 건물 사이 혹은 후원으로 통하는 샛담 에는 일각문이라고 하는 조그마한 문이 딸려 있다. 낙선재에서 석복헌으로, 석복헌 에서 수강재로 넘어가는 곳에도 있고 후원 샛담에도 있다.
[ 포도무늬로 장식된 작은 꽃담 ]
한정당과 상량정을 넘나드는 일각문처럼 샛담의 양쪽 무늬를 다르게 하여 변화를 주기도 하였다.
[ 일각문을 가운데 두고 양쪽 무늬를 달리하여 변화를 준 꽃담 ]
꽃담과 문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곳이 상량정에서 승화루로 통하는 만월문이다. 승화루 쪽 담장 무늬가 더욱 화려하여 볼만하나 만월문이 굳게 닫혀 상량정 쪽에 서만 볼 수 있다. 문지방은 화강석으로 쌓고 원은 전돌로 둥글게 쌓았다.
[ 만월문과 꽃담 ]
낙선재 꽃담의 하이라이트는 상량정이 있는 동산과 낙선재 후원을 구분하는 긴 꽃담이다. 이 담이 담고 있는 표정에는 독특한 아름다움이 스며 있다.
[ 무늬가 끝없이 이어지는 무시무종(無始無終)의 꽃담 ]
꽃담은 화계와 굴뚝과 어울려 더욱 운치를 낸다. 낙선재 후원에는 동산의 지세에 따라 화강암을 곱게 다듬어 몇 단의 화계를 쌓고 화계 위에 굴뚝을 세워 놓았다.
[ 후원과 꽃담 ]
꽃담에는 표정이 있고 집주인의 향기가 담겨 있다. 항상 좋은 향기를 뿜는 꽃은 쉽게 시들고 그 향기가 오래가지 않지만 꽃담은 사시사철 한 자리에 있으면서 눈이 오면 눈으로 단장을 하고 비가 오면 향과 빛깔의 농도를 짙게 하여 다른 향기를 뿜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