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5일 토요일 11시 고속버스터미널
35차 목중고의 밤과 37차 동문친선 체육대회가 열리는 날,
꿈에도 그리운 고향 목포를 향하는 10여대의 관광버스와 KTX 열차(28회)
아마도~ 동문회 사상 가장 많은 차량이 동원되는 것 같습니다.

재경동문회가 마련한 차량은 모두 3대,
빈틈없는 행정이사와 사무총장, 상임부회장의 땀 냄새가 배어있을 것 같은
안주거리와 마실거리가 각 차마다 가득 실려 있었습니다.
1호차엔 1회부터 12회까지 대선배들이 타셨습니다.
3호차엔 16회부터 37회까지 60대에서 40대 선 후배들이 타셨습니다.
2호차엔 문상주 총동문회장을 비롯한 15회 동문들과 17회(2명), 29회(3명),
진행본부팀과 제가 탑승했습니다.

처음 버스에 타게 되면 선배라 하더라도 조심스럽고 후배인 경우에는 더욱
눈치를 살피는 것이 정상입니다만, 2호차엔 15회 일색이라 처음부터 동네 아자씨
들끼리 유달산 개나리 꽃구경 가는 분위기입니다.
한분 한분이 나와서 지난 삶을 이야기 하고 근황을 말 할 때마다
만년 총무를 하셨다는 박준언 부회장이 학창시절 에피소드나 별명을 덧붙이며
바람을 잡는 바람에 처음부터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어느새 머리 허연 동문들의 눈에서는
째보선창 버려진 배 위에서 깨 벗고 바라보던 고하도 앞바다가 보였고
큰 소리도 작게 들리는 귀에서는
쥐포 익어가던 서산동 뒷골목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말이 노래가 되고, 노래가 웃음이 될 무렵 버스가 목포에 도착하여 교정에 들어설 때
누군가의 입에서 ‘유달산 맑은 기운~’ 교가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4월 26일 일요일
전 날 목중고의 밤 기념식과 동기별 모임을 마치고 체육대회를 하던 중,
오후 2시 서울행 버스 출발을 알리는 본부석의 마이크 소리가 야속하기만 합니다.
홍어를 썰고 낚지를 훑던 손이 아직 마르지도 않았는데 동기회 천막에서는
‘잘가, 잘있어, 힘내라, 그래 또 만나자...’ 인사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습니다.
고향의 맛 잎세주에 참이슬, 처음처럼이 시샘하는 걸까?
휘청거리는 발걸음...

모두 차에 올라와 계셨지만 얼마나 드셨는지 어제의 모습은 찾아보기가 어려웠습니다.
의성 흑마늘이라고 견디랴, 새벽까지 드셨다는데...
이럴 때는 한숨 자두는 게 상책이라 잠이 들었는데 어깨를 심하게 흔들어 깨우신다.
앗, 꽃돼지 형님과 교장 형님이 배시시 웃으며 하는 말, “한잔해”

서울로 가는 차편에선 29회 후배들의 입담과 노래가 안주감이 되었습니다.
“15회 형님들, 아따 노는 것 본께 참 속이 없소인~”
하는 후배의 너스레에 숨이 넘어가고, 패기만만한 노래에 어깨를 들썩이며 박수를
보내주는 선배들의 여유가 아랫목처럼 따뜻했습니다. 아자!
또 소금장수로 더 알려진 22회 이종갑 동문이 최근 개발 중인 ‘봉선화소금’을 소개하자
많은 박수와 함께 격려가 봄 햇살처럼 번졌습니다. 아자자!!

저녁 8시, 이렇게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어, 이게 무슨 숫자람...?
"38, 28, 18, 8 하십시오."
광땡, 청춘, 에이(A), 팔짜 좋은 수로다~ 얼씨구 ♬
목포중고등학교 졸업 20, 30, 40, 50주년을 맞으신 여러분,
그리고 모든 동문여러분, 오늘부터 꼭 행복하세요^^
행복은 다름 아닌 ‘가족과 함께’ 할 때이며, 둘째는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할 때 찾아옵니다.

25회 윤건 정리함
거리의 천사들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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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찬

2009.05.05 20:14:18

윤건동문님! 문장력이 참 좋으십니다. 어떻게 현장 스케치를  요로코롬 멋 들어지게 할수있어요?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전 동문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하나가 되어 열심히 뛰고 웃고... 내년이 그리워 지네여.
내년은 9자 숫자의 해입니다. 지금부터 열심히 준비 하겠습니다. 목고 운동장이 차고 넘치도록 참여해주십시요.
8자 기수 동문님들 수고많으셨고 윤건동문님 회관에서 한번 뵈요.  19회 이수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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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상용

2009.05.06 13:48:21

윤건 이사님. 글이 참 맛깔스럽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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