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동호회

>>  청계산에 얽힌 충절과 은사들의 이야기

  ?맑고 깨끗한 곳을 선비들은 즐겨 찾는다.

고려말 삼은(三隱)인 목은 이색이 청계산에 숨어 살았고,

조선조 연산군 때 일두 정여창도 이 산자락에 숨어 살며 무오사화 때 목숨을 건졌으며,

추사 김정희도 제주도 귀양살이에서 풀려난 뒤 옥녀봉 아래에서 만년을 지냈단다.

이수봉 남쪽에 있는 국사봉은

고려말 이색(어떤 곳에서는 조윤)이 망한 고려를 생각하고 그리워하는 봉우리라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청계산 국사봉의 이름이 별다른 점은 전국에 많은 국사봉이 선비 士 자를 쓰는데,

여기의 국사봉은 생각할 思 자를 쓴다는 것이다.

국사봉에는 봉화대가 있었다거나,

어느 선비가 나라님을 그리워한 유래를 가졌다거나,

또는 나라를 위한 기도터나 도당굿터가 있었다는 등 대부분 나라와 관계가 있는 사연들이 많다.

만경대가 망경대로 이름이 바뀐 것도 이색 등 고려 유신들이 이 바위봉우리에서 망한 고려의 서울(개성)을 바라보며 그리워한 터라 해서 정여창이 고쳐 불렀다 한다.

또한 청계산에는 일두 정여창과 얽힌 이야기가 많다.

이수봉에는 그 이름의 유래에 관한 비가 서있다.

내용은 일두 정여창이 그의 스승 점필재 김종직과 벗 한훤당 김굉필 등이 무오사화를 예견하고

이 산에 은거하여 두 번에 걸쳐 목숨을 건졌다 해서 목숨 壽를 쓴 이수봉(貳壽峰)이라 한다는 것이다.

망경대 서남쪽에 있는 천연동굴 마왕굴은 한때 고려 말의 조윤과 정여창이 은거했던 굴로 알려져 있고,

매봉과 앙경대 사이에 있는 혈읍(血泣)재는 피눈물을 흘리며 울었다는 뜻으로 정여창이 청계산에 은거하고 있을 때 무오사화를 겪고 피눈물을 흘리며 통곡한 데서 나온 아름이라 한다.

석기봉 북서편에 있는 하늘샘(금정수)은 언제나 금빛 색깔을 띠고 있는 샘으로,

정여창이 경성에서 귀양살이를 하다 사약을 받아 죽고 시신까지 찢기는 극형을 받은 뒤에는 금정수의 물이 핏빛으로 변했다가 억울한 누명이 벗겨져 복권된 때부터는 다시 금빛으로 되돌아 왔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수봉에서 등성이를 타고 오다 망경대와 절고개,

또는 청계사로 내려가는 삼거리 헬기장에 있는 안내판에는 고려 말의 충신  조견(趙?)에 관한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조선조 창건의 일등공신인 조준의 아우 조윤은 형의 변절과 망국과 동시에 죽지 못한 자신의 무능을 부끄러워하여 개와 같다는 뜻으로 개 견 부가 붙은 견(성급하다, 절의를 지켜 뜻을 굽히지 아니 하는 일)으로 이름을 바꾸고 자를 개를 따른다는 뜻의 종견이라 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