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26일 비룡산악회 57차 계사년 정월 첫 산행에 참가하고, 이날의 기록 영상을 정리했다. 이 중에는 설영형 동문의 카메라에 잡힌 영상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양해를 구하며, 산행 때마다 앞뒤를 오가며 신출귀몰... 동문들의 모습을 담느라 애쓰는 그 노고에 감사드린다.
이번 산행은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의 산림욕장길 8km의 트레킹으로, 연초에 많은 동문들이 참여토록 배려해 서울 근교의 비교적 쉬운 코스로 잡은 것 같다.
<서울대공원>(Seoul Grand Park)은 서울의 창경궁 복원 계획에 따라, 1909년 일제 강점기에 창경궁 내에 만들었던 창경원 동물원을 1984년 경기/과천시/막계동으로 이전하면서 개원하였다.
이후 식물원, 국립현대미술관, 청소년수련장, 서울랜드, 표본전시관 등을 차례로 추가 건립해 개관/개장하면서 총 부지면적 9,162,690㎡의 대공원이 되었는데, 도시자연공원은 2,493,000㎡이고, 근린공원이 6,670,000㎡이다. 리프트카는 1991/07/12일 운행을 개시했고, ‘서울랜드’는 1988/05/11일 개장했으며, 산림욕장은 1994/07/09일 개방했다.
서울시가 이곳에 공원 조성을 계획할 당시에는 그 명칭을 ‘남서울대공원’으로 했다가 개원하면서 <서울대공원>이 되었다. 산림욕장을 제외한 서울대공원은 크게 보아 동식물원과 서울랜드, 국립현대미술관, 자연캠핑장 등 기타 시설로 구분되는데, 동물원 건립 100주년을 맞은 2009년부터 동식물원 구역을 <서울동물원>(Seoul Zoo)이란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서울동물원의 운영/관리는 서울시에서 하고 있으나, 놀이시설인 서울랜드는 민자로 건설돼 한덕개발(주)가 하고 있고, 또 영역별로 입찰에 의한 민영위탁방식으로 운영되어 관리감독도 서울시, 과천시, 한국마사회, 국립현대미술관, 한국철도공사, 국방부 등이 나누어 하고 있다. 주차장도 민자시설이다.
09:50경 전철 4호선 대공원역에 내리니, 역사 맞이방은 서울동물원 둘레길을 걷고자 모여든 사람들로 가득 차 검정 계통의 방한복 색깔 때문에 온통 시커멓게 보였다. 이날 아침 서울의 기온은 영하 12°C까지 내려갔고 낮에도 영하 5°C를 밑돌 거라 했으니 모두들 단단히 대비하고 나온 것 같았다.
3회 김용선 선배도 보이고, 정순배 비룡회장을 비롯해 산행을 이끌 윤익상 총대장, 장명균-박상복-황근수 대장, 그리고 운영을 맡을 문웅비 총무의 웃는 모습을 대하니 마음 든든했다. 또 설영형 동문이 함께 했으니 애써 카메라 쓸 일도 많지 않을 것이라 마음이 홀가분했다.
몇 동문들이 왜 보좌관을 데려오지 않았는지 물었는데, 4회 백원주는 너무 추운 날씨 때문에 꾀를 부려 나오지 않은 것 같다고 했지만 그건 아닐 것이고, 다른 약속이 있는 모양이다.
10:10 대공원역을 출발해 10:18 분수대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는데, 설영형 찍사를 포함해 일행은 모두 40명이었다. 25회가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여성이 5명으로 20회 이후에는 남녀공학으로 바뀌었었나 싶었다.
10:35 서울동물원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받아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야 ‘무료 경로’권이지만 입장료만 81,000원이나 든 모양이다.
기린사 전망대 부근까지 가서 우회전 해 10:45 ‘산림욕장’ 입구에 도착했고, 박상복 대장으로부터 트레킹 코스 설명을 듣고나서 산행을 시작했다.
청계산의 천연림 속에 조성된 산림욕장에는 동물원을 둘러싸고 8㎞의 오솔길이 나 있는데, 동물원과 연결되는 사잇길을 기준으로 4개 구간으로 나뉘며, 코스에 따라 짧게는 50분, 길게는 3시간 정도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
산림욕장에는 또 ‘선녀못이 있는 숲’, ‘아카시나무숲’, ‘자연과 함께하는 숲’, ‘얼음골 숲’, '생각하는 숲', ‘쉬어가는 숲’, ‘원앙이 숲’, ‘독서하는 숲’, ‘밤나무 숲’, ‘사귐의 숲’, ‘소나무 숲’ 등 11개 테마의 휴식공간도 마련되어 있고, 오솔길에서는 관악산과 과천이 보이기도 하고 청계산 봉우리가 숨은 듯 나타나면서 산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소나무, 팥배나무, 생강나무, 신갈나무 등 47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고, 다람쥐, 산토끼, 족제비, 너구리 등 포유류도 살고 있으며, 꿩, 소쩍새, 청딱다구리 등 35종의 조류도 서식한다. 길가 정자에서 쉬다 보면 사람들이 버린 과자 부스러기를 먹으러 가까이 날아드는 동고비, 박새, 직박구리 등을 쉽게 만날 수 있다.
11:00 이은상 시인의 ‘나무의 마음’ 시비와 ‘못골산막’ 정자가 있는 ‘선녀못이 있는 숲’을 지났다. 방한복을 이중으로 껴입고 목도리까지 둘렀지만, 추운 날씨에 별로 땀도 나지 않았다. ‘직박구리’가 정자 주변을 맴돌았다.
나무의 마음 [노산 이은상]
나무도 사람처럼 마음이 있소
숨 쉬고 뜻도 있고 정도 있지요
만지고 쓸어주면 춤을 추지만
때리고 꺾으면 눈물 흘리죠
꽃피고 잎 퍼져 향기 풍기고
가지 줄기 뻗어서 그늘 지우면
온갖 새 모여들어 노래 부르고
사람들은 찾아와 쉬며 놀지요
찬 서리 눈보라 휘몰아쳐도
무서운 고난을 모두 이기고
나이테 두르며 크고 자라나
집집이 기둥들보 되어 주지요
나무는 사람 마음 알아주는데
사람은 나무 마음 왜 몰라주오
나무와 사람들 서로 도우면
금수강산 좋은 나라 빛날 것이요
11:15 전후해 능선에서 3∼4분 쉬며 과자 과일 등을 먹은 후, 다시 5분여를 걸어 11:20 ‘자연과 함께하는 숲’을 지났으며, 11:38 ‘얼음골 숲’에 당도했다.
25회 동문들이 여기서 한판 벌리자고 했으나 설영형/장명균 동문은 먼저 간 일행이 기다린다고 만류해 다시 길을 재촉했다.
11:45 ‘남미관샛길’ 분기점을 지나니 바로 ‘얼음골산막’ 정자였다.
25회 윤영섭 동문이 장만해 여기까지 힘들게 짊어지고 온 ‘홍어’와 ‘막걸리’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모두들 삼삼오오 모여 ‘홍탁’의 진미를 즐겼다. 김치도 나와 ‘삼합’은 아니어도 ‘이합’을 즐기는 동문들도 있었다.
얼큰하면서 표현할 수 없는 그 짜릿한 맛...! 목포인들만 아는 그 맛에 흠뻑들 젖었다. 그러나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서 취기는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동고비’와 ‘박새’가 사람들이 흘린 음식부스러기를 찾아 정자 주변을 맴도는 멋스런 광경도 볼 수 있었다.
홍탁 파티를 끝내니 12:00 정각이었다. 머문 자리 정리는 젊은 동문들에게 맡기고 ‘얼음골산막’을 출발해 남은 일정에 들어갔다.
12:07 ‘생각하는 숲’을 지나고, 12:24 ‘쉬어가는 숲’의 ‘청계산막’ 아래를 지난 후, 12:30 쯤 ‘청계산’ 정상이 훤히 보이는 지점을 지났다.
청계산 주봉 망경대(618m)와 수기봉(583m)을 쳐다보며 산행의 멋을 느끼게 하는 이곳은 ‘남미관샛길’에서 1.2km요 ‘저수지샛길’ 500m 전방 쯤 되는 곳이다.
12:45 ‘저수지샛길’ 분기점에 이르러 젊은 동문들 대부분은 ‘원앙이 숲’을 지나 ‘조절저수지’ 방향으로 하산했고, 나이든 동문들은 산림욕장길을 계속 돌아 12:48 쯤 정자에서 잠시 쉰 다음 13:27 ‘맹수사샛길’ 분기점 지나 13:46 산림욕장 출구로 나왔다.
14:00 서울동물원 매표소를 나와 다리를 건너 ‘하비인월드 3D돔 씨어터’ 앞을 지나고 분수대 부근 주차장에 도착하니 14:15이었다. 여기서 오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식당에서 보내준 미니버스에 올라 ‘내고향 가마솥’으로 이동했다.
산행뒤풀이는 15:50 경까지 ‘내고향 가마솥’에서 가졌다.
족발에 맥주/소주를 마시고 ‘위하여!’를 몇 차례 외치며 계사년 첫 산행을 자축했다. ‘도투락’에서 블루베리 선전을 하며 나누어준 주스도 마셔보고 비누도 받았으며, 인삼주와 몽골 보뜨까 맛도 보았다. 사골순대국에 백반 점심을 겸했다.
정순배 회장이 장기 해외여행을 이유로 비룡회장직 사의를 표했으나, 회원 모두의 간곡한 만류로 계속 유임키로 하였으며, 윤익상 총대장을 비롯한 산악 리더들과 총무 등 비룡 운영팀도 모두 유임하게 되었다. 비룡산악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동문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항상 즐겁다!
박선배님, 추운 날씨에 수고 많으셨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산행길에 자주 뵙기를 바라고 좋은 기록 역어 책 하나 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