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 후기] 유달에서 백두까지

조회 수 5024 추천 수 0 2010.07.24 13:40:36
 

2010년 7월9일 아침 인천국제공항,

비룡산악회에서 제작년부터 기획 하였던

 "유달에서 백두까지" 프로젝트가 드디어 장도에 올랐다.

 

206.JPG   

 

  

연길 공항에 도착하니 조선족 안내원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우려했던 바 와는 다르게 날씨가 맑아 기분이 한결 상쾌하다. 

  209.JPG

 

 

 

A조는 관광팀, B조는 6시간트레킹팀, C조는 12시간 트레킹팀인데

조에 따라 일정이 다르기 때문에 조별로 차량에 분승하여 출발하였다.

 

211.JPG

 

 

 

내일 아침부터 백두산으로 출발 하기 위해 우리 B조는

바로 연길시내를 거쳐 이도백하로 출발하였다.

 

연길거리의 간판들이 모두 한글이 위에 표기되고

아래에 한자로 표기되어 있어 이곳이 한국땅이 아닌가 착각이 든다.

"연변"하면 어렵게 살아가는 조선족을 먼저 떠 올렸는데

거리의 모습들이 한국의 중소도시 못지않게 활기차다.  

 

P2700011.JPG

 

 

 

버스로 이동 중에도 33회 이영태 명창이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

강원도아리랑 등 아리랑시리즈를 걸쭉하면서도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열창하여 즐거움을 더해 주었다.

 

P2700050.JPG 

     

 

 

3시간 반을 이동하는 중에 화장실을 들를 수 있는 유일한 휴게소가 하나 있었다.

푸세식 화장실에서 진한 암모니아 향기를 흠뻑 마시고

가이드의 안내로 뒷산에 장뇌삼 밭에 들러 몇 사람이 삼 한뿌리씩 사는 바람에

즉석에서 씻어 한조각씩 나누어 먹고 낼 산행 할 에너지를 충전하였다.

 

한뿌리 5만원 달라는 것을 깍아서 3만원에 샀지만

다음날 백두산 가보니 입구에서 한뿌리에 만원에 사라고 호객행위를 하고

심지어는 만원에 세개까지 팔기도 하여 첫날부터 호되게 신고식을 치룬 셈이다.

그런데 그 중에는 본드로 붙여서 파는 것도 발견 되었다.

 

P2700054.JPG

 

 

 

버스에 내리니 커다란 출입문에 장백산이라고 씌여 있다.

관광객의 태반이 한국 사람들인데

입장권 수입은 중국 넘들이 다 챙긴다 생각하니 웬지 좀 씁쓸하다.  

 

06.JPG  

 

 

지도를 보고 능숙하게 설명하는 것을 보니

정순배 회장님은 전에도 몇차례 와 보신 모양이다.

 

108.jpg

 

 

 

입장후 대형버스와 마이크로 셔틀버스를 번갈아 타고

등산로 초입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 했다.

구름이 끼어서 덥지 않아 산행하기는 안성맞춤이다.

           

01.jpg

 

 

 

코스의 3부도 못 온 것 같은데 15회 오동태형님은

벌써 쌕쌕 거리며 힘들어 하셔 조금 걱정된다. 

 

09.jpg

 

 

 

주변에 놀고 있던 개구리를 잡아 한컷 찍어 달라며 장난을 치는 후배!

 

10.JPG

 

 

 

 소천지 입구에서 한컷!

 

11.JPG  

 

 

여기 저기 피어 있는 이름 모를 들꽃들!   

 줄기와 꽃이 땅에 바짝 붙어 자라는 하얀 철쭉꽃!

 

13.JPG

  

 

 

중턱을 넘어서니 계곡과 응달 쪽에는 언제 부터 쌓인 눈인지는 모르지만

한여름인데에도 아직도 남아 있다.  

한쪽은 낭떠러지에 끝없이 펼처지는 푸른 초원과

군데군데 녹아 내리는잔설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14.jpg

 

 

 

눈언덕에서 미끄럼을 타며 내려 오니

작년 동창들과 제주도 한라산 등반했던 추억이 떠오른다.  

 16.JPG

 

 

 

경사가 완만해 지고 우리가 목표한 용문봉이 잡힐듯이

가까이 보이는 걸 보니 이제 목적지에 거의 다 왔나 보다.

 

15.JPG

 

 

 

저 건너 천지가 내려다 보인다.

이 높은 봉우리에도 풍화되어 무너져 내리는 바위사면을 빼면

온갖 들풀과 꽃들이 카페트처럼 푹씬푹씬하게 깔려있다.

 

아쉽게 용문봉까지 가는 길이 금지 표지가 되어 있어

천지를 내려다 보며 자리를 잡았다.

 

1-SDC14877.JPG

 

 

 

매표소에서 중국인들이 왁자지껄하며 많이 북적거려 걱정 했는데

모두 지프차로 오르는 관광코스로 샛는지

등반코스에는 우리팀이 유일하여 더욱더 여유로운 산행을 즐길 수 있었다.

 

38.jpg

 

 

 

언제 화산이 터질지 모른다는 소문에 겁을 먹고 못 온 사람도 몇명 있다는데

백번 왔다 두번 맑은 날 보기도 힘들다는 백두산은 오늘도

춘하추동의 날씨를 유감없이 선 보이며 묵묵히 말이 없다.

 

P2700147.JPG

 

 

 

 준비해 온 도시락으로 꿀맛같은 점심을 나눠 먹고

천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한참 열심히 찍고있는데

쉴새 없이 주위를 맴돌던 구름이 급기야  소나기가 되어 쏟아져 내렸다.

 

SNV33136.JPG  

 

 

하산하기가 너무 아쉬워 비가 지나가기를 기다렸더니

금새 다시 햇볕이 내려 쬐어 충분히 구경할 시간을 주었다. 

천지 건너 멀리 북한땅 장군봉을 한없이 바라보다가

미련을 남기고 발걸음을 돌렸다. 

 

P2700145.JPG  

 

 

정신없이 오르느라 보지 못했던 절경들이

하산 길에는 더 잘 보인다.

 

 

 

 

저 멀리 용트림하는 듯한 장백폭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27.jpg

 

 

 

뒤 쳐진 몇사람이 안보여 기다렸더니

오를 때부터 자꾸 쳐지시던 동태형님이 무릎이 아파 더이상 걷지 못해

급기야 중국인가이드에 업혀 내려 오는 신세를 져야했다. 

 

P2700157.JPG

 

 

 

소천지로 내려가는 코스를 변경하여 최단코스인

장백폭포로 내려 가는데 경사는 가파르고

비에 젖은 산길은 미끄러웠다.

 

한시간 반 남짓 고생 끝에 수풀을 헤치고 눈 앞에 펼쳐지는 장관!

아! 장백폭포! 천지의 기운을 한순간에 다 토해 내는 것 같다.

아마 승천하는 비룡을 본 사람이 있다면 여기서 보았을거야!  

                 

P2700168.JPG

 

 

 

우리 모두 주먹을 불끈 쥐고 힘차게 "비룡 화이팅!"을 외쳐 본다.  

 

 P2700178.JPG

 

 

폭포 아래에서는 뜨거운 천연 온천수가 솟아 나고

여기에 계란과 옥수수를 삶아서 파는 중국인들!

계란이 10위안에 4개니 한개에 오백원 꼴.

 

P2700185.JPG 

 

 

 

다음날 용정으로 이동하는데 차창가로 멀리 일송정이 보인다.

시간이 여유가 있어 길가에 차를 세우고

참외밭에 들러 설익은 개구리 참외 맛을 보았다. 

 

P2700202.JPG  

    

 

혜란강은 오늘도 말없이 두만강을 향해 흘러 간다.

                      

P2700028.JPG

 

 

 

윤동주 시비가 있는 대성중학교

나중에 다섯개의 중학교가 합쳐져 용정 중학이 되었다고 한다.

 

28.JPG  

 

 

기념관 안에 들어가니 카리스마 넘치는 동포안내원이

청산유수같이 해설을 곁들인다.

 

29.JPG  

 

 

용정중학교 시절 사진인데 우측이 윤동주 시인이고

가운데가 문익환 목사님

 

 P2700042.JPG

  

 

윤동주시인의 성적표인데

얼핏 보니 유독 일본어만이 낙제점수인 4~50점대다.

 

P2700043.JPG  

 

 

 백두산을 내려 와서 인지 점심 먹고도 일정이 여유롭다.

32.JPG  

 

 

마지막 날이라고 단고기로 포식했다.

길쭉하게 보이는 것이 한마리에 하나 밖에 없다는 거시기! 

 

P2700216.JPG 

 

 

이채로운 간판들! "큰귀토끼구이"

 

P2700212.JPG   

 

 

"뀀성"이 신기해 안내원에게 물어보니 꼬치구이 전문점이라고 한다.  

 

 P2700213.JPG

   

 

드디어 북녘땅이 손에 잡힐듯 건너다 보이는 도문의 두만강가!

4천원 정도 주고 대나무로 만든 돗대없는

대나무 땟목을 타고 건너편 강가까지 다가가

북녘강토를 한없이 바라보다 강가의 풀포기만 만지작거리다 돌아 왔다.

 

SNV33204.JPG

 

 

 

소시적에는 금수강산을 金水江山으로 쓰는 줄 알았는데

 백두산을 구경한후 왜 비단으로 수놓은 듯하다는

錦繡江山으로 표현한 줄을 절감했다.

 

비록 내땅으로 가지 못하고 먼 중국땅을 거쳐 갔다 왔지만

웅장하면서도 고향의 뒷산처럼 정감이 가는 백두산 봉우리를  

호시절이 찾아 오면 더 많은 동문들이랑 친구들이랑

                가족들을 몽땅 동반하고 꼭 한번 더 가 보고 싶다.         

 

profile
첨부
엮인글 :
http://www.mokgo.net/57675/8ee/trackback

profile

상록수(윤영한)

2010.07.29 15:20:32
*.167.47.165

현수 형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profile

김성완

2010.08.02 12:43:50
*.36.228.24

선배님 잘 보았습니다. ^*^

 

건강하세요 ^*^ (27회 드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비룡산악회 회칙 (재공지) file 박세무 2022-09-07 2423
» [등반 후기] 유달에서 백두까지 file [2] 빈나리 (서현수) 2010-07-24 5024
184 유달에서백두까지 file [2] 청풍설공 2010-07-23 5066
183 소금장사 백두산 그리고 제비 file [5] 봉선화 2010-07-21 5145
182 유달에서 백두까지..(2) file 상록수(윤영한) 2010-07-20 4627
181 유달에서 백두까지..(1) file 상록수(윤영한) 2010-07-20 4698
180 유달에서 백두까지 결과#1 [5] 설영형 2010-07-14 5052
179 유달에서 백두까지 결과#2 [2] 설영형 2010-07-14 5173
178 유달에서 백두까지 결과#3 [1] 설영형 2010-07-14 5068
177 유달에서 백두까지 결과#4 [1] 설영형 2010-07-14 5082
176 유달에서백두까지결과#5 설영형 2010-07-14 4757
175 백두산 결산 보고서 [4] 상록수(윤영한) 2010-07-13 5542
174 유달에서 백두까지 사진취합 안내 편집이사 2010-07-13 4796
173 유달에서 백두까지..최종 점검모임 file 상록수(윤영한) 2010-07-08 4107
172 삼각산 특별산행(7월3일) 사진 file [6] 木友 2010-07-04 4562
171 ★ 2010/07/03 특별산행 안내 ★ file [7] 유산자 2010-06-27 8543
170 제26차 정기산행 결과보고 file [4] 상록수(윤영한) 2010-06-27 4609
169 백두산 등정 점검 회의 file 상록수(윤영한) 2010-06-22 3768
168 ▲ 제26차 비룡산악회 정기산행 안내 ▲ file [6] 유산자 2010-06-14 5577
167 ★ 2010/06/05 특별산행 안내 ★ file [1] 유산자 2010-05-31 4731
166 제25차 서리산/축령산 산행사진(3) file [2] 상록수(윤영한) 2010-05-30 4578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서소문로27(충정로3가, 충정리시온)202호 | 전화번호: 02-365-0516 | 팩스번호: 02-365-0140
개인정보보호책임자: 총무이사 설정원 | 이메일 주소 무단수집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