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코스 : 용대리-백담사-영시암-수렴동대피소-용손폭포-용아폭포-쌍룡폭포-무명폭포
-봉정암-백담사-용대리
*소요시간 : 파아란산악회 44명 약7시간
정말 모처럼만에 내설악의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한 아름다운 계곡의 선경을 구경하기위해 안내산악회에 신청을 하고 오리역으로 나가 기대속에 차에 오른다.
일찍일어나기위해 잠을 설친탓인지 비몽사몽간 3시간여를 차를 타고가 용대리에 하차하니 아름다운 단풍이 용대리을 찾아온 산님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백담사로 가는 버스에 오르면용대리 주민들이 운영하는 버스는 용대리에서 백담사까지 약18분정도 소요되지만 시간이 허락한다면 백담계곡의 비경을 구경하면서 약1시간20여분을 걸어 백담사로 가는것도 낭망적이지 않나 생각해본다.
인제군 북면에 소재하는 백담계곡은 백담사에서 용대리에 이르는 구간을 말한다. 8km구간의 차도가 있으나 일반차량의 통행이 금지되고 있다. 이 계곡은 설악산의 계곡이 모두 합쳐지는 “계곡의 어머니”격이다.
백담이라는 이름 그대로 넓고 담이 많은데, 백담(百潭)계곡은 100개의 담(물이 고인 깊은곳)이 있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내설악은 12선녀탕, 백담, 수렴동, 가야동, 백운동 등의 계곡을 거느리고 있는데 그 중에서 백담계곡이 시냇물처럼 폭이 넓고 길이도 길다.
백담사에 도착 수신교을 건너 만해(卍海) 한용운 선사의 전시관 및 대웅전과 전두환 전대통령 내외가 묵었던 방과 경내를 한바퀴 돌아본후 수많은 돌탑이 무수히 쌓여있는 수렴동계곡의 멋진 풍광을 감상한후 계곡을 건너 봉정암까지 가는 A팀(16명)과 함께 수렴동계곡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09:16)
백담사는 신라 진덕여왕 원년(647년)에 자장율사에 의해 한계령 부근에 처음 세워져 한계사라 불리었으나 이후 십여 차례의 화재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결국 1455년 대청봉에서 백번째의 작은 못이 이어진 이곳에 재건되어 백담사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 이후에도 6.25전쟁때 다시 소실되었다가 1957년에 재건되어 현재는 내설악의 대표적인 절로 자리잡고 있으며, 이 절에는 만해(卍海) 한용운(韓龍雲) 선사가 묵으며 많은 집필을 하셨으며 지금도 사찰 뒤편에는 한용운 선사가 팠다는 우물이 보존되어 있다.
백담사, 수렴동계곡, 구곡담계곡에 이르는 내설악의 계곡은 지상선경을 방불케 할만큼 아름다움의 연속이다. 우거진 숲과 기암괴석, 맑은 물이 끝없이 연결돤 굽이굽이 아름다운 폭포의 모습은 보는이의 가슴을 시원스럽게 적셔주기에 나무랄데가 없다.
내설악 지역에 있는 수렴동계곡은 백담사에서 수렴동대피소까지 약8km에 이르는 골짜기를 일컫는 이름이다. 이곳은 수많은 담과 소, 기암괴석등이 어우러져 신비로움을 느끼게 한다. 외설악의 천불동계곡과 쌍벽을 이루는 내설악의 대표적인 계곡으로, 설악산에서 가장 깊고 빼어난 계곡이다. 백담사. 영시암. 영시암터. 횡장폭포를 비롯해 백담산장. 수렴동대피소 등이 계곡 내에 있다. 계곡의 남동쪽으로는 수렴동계곡의 곰골에 살던 곰이 잘못을 저지르고 불러가 빰을 맞았다는 귀떼기청(1,578m)이 있고, 계곡의 바로 위로 올라가면 옥녀봉. 오세암. 만경대. 오세폭포가 있다.
백담사를 출발 공원지킴터를 지나니 얼마안가 수렴동계곡의 작은폭포가 나타나고 가끔씩 붉다못해 핏빛으로 물든 환상적인 단풍이 산님들을 유혹하면서 반갑게 환영해준다. 수렴동계곡길은 멋스런 낙엽송길이 이어지면서 오늘산행이 후회없는 산행이 될것임을 예고해주고있다.
수렴동계곡길은 철다리와 타이어가 깔린 다리가 수시로 나타나고 계곡의 가을을 만끽하려는 수많은 산님들 때문에 가끔씩 병목현상이 일어나면서 즐거워야할 산행이 조금은 짜증스럽지만 “백담사1.8km, 대청봉11.1km"의 이정표가 있는곳을 지나니(09:39) 환상적인 단풍이 한폭의 그림인양 산님들을 유혹하니 짜증은 어느새 사라져 버린다.
백담사를 출발한지 50여분만에 영시암에 도착을 하니 수많은 산님들이 약수물로 갈증을 달래면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10:02) 이 영시암은 “영원히 쏜 화살”이라는 뜻으로, 숙종 15년(1689년) 장희빈 사건때 남인이 서인을 몰아내고 정권을 재집권하는 등 매우 혼란한 시기에 영원히 세상과의 단절을 맹세하는 뜻으로 김창흠이 창건한 암자이다.
영시암을 출발하니 잠시 낙엽송의 멋스런 오솔길로 이어지다 가파른 나무계단을 올라서면 “오세암2.5km, 백담사3.9km, 봉정암7.1km"의 이정표가 있는 공원지킴터 갈림길에 도착을 한다.
이곳에서 오세암길을 버리고 봉정암쪽으로 향하다보면 환상적인 단풍길이 이어지고 계곡의 수정같이 맑은물과 어우러진 능선의 아름다운 단풍의 모습이 한폭의 그림처럼 눈앞에 펼쳐지니 계곡산행의 즐거움을 선사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산행객들이 잠시 머물 수 있는 수렴동대피소에 도착을 하니(10:21) 눈앞에는 옥녀봉인듯한 봉우리가 살포시 얼굴을 내밀고 반갑게 인사를 한다.
내설악을 대표하는 웅장한 골짜기
용아릉 암릉을 끼고 비경이 속출하는 설악산 구곡담계곡은 수렴동대피소에서 사태골과 청봉골이 갈라지는 지점까지의 골짜기를 말한다. 천불동계곡을 외설악을 대표하는 골짜기라 치면 구곡담은 내설악을 대표하는 골짜기로 꼽을수 있다.
구곡담계곡은 가야동계곡이 갈라지는 지점에 위치한 수렴동대피소에서 1시간 거리인 백운동 합수지점까지는 넓게 깔린 암반에 부드럽게 형성된 와폭과 쪽빛의 넓은 소가 속출하여 보는 이의 마음을 잔잔하게 가다듬어주다가, 백운동 합수지점을 지나면서 용손폭포, 용아폭포, 쌍룡폭포 등 제법 규모가 크고 위압적이면서도 절묘한 형상의 폭포들이 연이어 나타나면서 가슴 철렁하게 한다.
수렴동대피소를 지나 경사가 심한 철계단을 올라서면 하나의 작품인듯한 멋진 암봉이 산님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붉게 물들기 시작한 능선의 아름다운 모습과 작은 폭포의 절경을 구경하면서 가다보면 초소 수력발전기실앞에 위치한 짙은 옥색의 소(沼)위에 시원스런 물줄기를 쏟아내는 만수폭포와 만수담에 도착을 한다.(10:37)
만수담폭포를 지나면 주위의 멋스런 기암과 아름다운 구곡담계곡이 이어지면서 계곡길은 온통 핏빛으로 물든 단풍으로 산님들의 마음을 송두리째 사로잡아버린다. 계곡길에는 가끔씩 다람쥐가 산책나와 재주를 부리면서 산님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고, 조각을 하여놓은 듯한 멋스런 암반위의 옥색을 뿌려놓은듯한 계곡물은 마치 선경인양 산님들의 마음을 포근히 감싸준다.
불타는듯한 단풍과 함께 조망되는 용아릉의 모습은 이곳을 지상낙원으로 만들어버린다. 용아릉의 멋진풍광을 감상하면서 계곡길을 이어가다 수십미터의 암반을 타고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내면서 흘러내리는 용아폭포에 도착을 하면 산님들은 어느새 황홀경속에 무릉도원의 신선이 된듯한 착각에 빠져들어가면서 입에서는 절로 감탄사가 흘러나온다.(11:06)
이곳이 마치 선경인양 환상적인 폭포가 다시 산님들의 발길을 붙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점입가경(漸入佳境)이란 구곡담계곡의 절경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2번째 절경인 용손폭포 또한 지친 산님에게 피로를 풀어주기에 충분함은 물론 이곳을 찾아온 산님들에게 더 할 수 없는 선물임과 동시에 신이 내린 축복임을 부인할 수가 없다.
용손폭포의 비경에 한참 정신을 잃고있다가 정신을 차리면 오늘 산행중 가장 아름답고 웅장한 여폭과 남폭의 두줄기 폭포가 어우러져 시원스럽게 흘러내리는 쌍폭인 절경의 쌍룡폭포에 도착을 한다.(11:26) 전망대에는 많은 산님들이 웅장한 쌍룡폭포의 아름다움을 추억의 한켠에 간직하기위해 카메라에 담기에 여념이 없다.
쌍룡폭포를 배경삼아 기념사진을 찍은후 가다보면 눈앞에 멋진 기암이 조망되고 “봉정암1.6km, 백담사9km"의 이정표가 나타난다. 이정표를 지나면 무명폭포가 시원한 물줄기를 거침없이 쏟아내고 주위에는 멋진 기암이 이곳이 선경임을 암시라도 하려는 듯 또 다시 멋진 풍광을 뽐낸다. 조금더 가다보면 십이선녀탕의 복숭아탕을 연상케하는 멋진 탕이 나타나면서 지친 산님들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멋진기암괴석의 아름다움에 취해 산길을 걷다보면 “보정암0.5km, 대청봉2.8km, 백담사10.1km"의 이정표가 있는 봉정골입구(1,050m)에 도착을 한다.(11:56) 이곳에서부터 봉정암까지는 깔딱고개가 이어지고 얼마안가 ”봉정암0.2km, 대청봉2.5km, 백담사10.4km"의 이정표가 있는 사자바위(1,180m)에 도착을 한다.
사자바위에서 20m를 올라서면 봉정암에 도착을 한다.(12:22) 봉정암에 도착을 하여 약수터에서 물을 받기위해 줄을 서고 있는데 A팀인 준족의 회원님들이 눈에 띈다. 달리다 싶이 존족들을 따라오다 포기하고 혼자 봉정암에 올라 다 가고 없을거라고 생각한 회원님들이 눈에 띠니 반갑기 그지없다.
16명의 A팀중 일부는 올라오는 도중에 포기하였고 4명은 이곳에서 오세암으로 이미 출발하였다고 하며 8명만이 이곳에 남았다고 한다. 8명은 이곳에서 식사를 마친후 사리탑을 구경한후 다시 오던길로 하산키로 한다.
설악산 가장 높은곳에 위치한 암자가 봉정암(鳳頂庵)이다. 해발1.244m로 5월 하순에도 설화를 볼 수 있는 암자로 백담사에서 대청봉으로 향하는 내설악에 최고의 절경을 이룬 용아장성 기암괴석군속에 있다.
봉정암은 내설악 백담사의 부속암자로 신라 선덕여왕 13년(644년)에 자장율사가 중국 청량산에서 구해온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하려고 시창(始創) 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후 원효대사와 고려때은 보조국사가, 조선때는 환적(幻寂)스님과 설정(雪淨)스님이 쓰러진 암자를 다시 중창했던것이고
봉정암 가는길은 그야말로 극기훈련과 다름없다. 6시간의 산행은 기본이고 산비탈에 설치된 로프를 잡고 수십번의 곡예를 반복해야한다. 가장 힘든 코스는 깔딱고개다. 누구든 평등하게 두 발과 두 손까지 이용해야만 오를 수 있는 바윗길인것이다.
봉정암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스님이나 신도들 사이에 저연스럽게 나온다 겨울철 전에 암자를 내려가는 스님은 빈 암자에 땔감과 반찬거리를 구하기위해 하산을 하고, 또 암자를 찾아가는 스님은 한철 먹을 양식만을 등에지고 올라가 수행했다는 것이다.
암자의 법당인 적멸보궁에는 일반 법당과 달리 불상이 없다. 산정의 5층석탑에 불사리가 봉안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참례하는 이는 나그네만이 아니다. 산봉우리에 솟구친 거대한 바위들은 천년을 하루같이 탑을 향해 참례하고 있는것이다. 봉정암에서 1km를 더 오르면 소청봉이고 계속해서 중청봉과 대청봉에 이른후 오색약수나 천불봉계곡으로 하산할수있다.
안내산악회에서 나누어준 도시락을 함께 먹은후 잠시 적멸보궁에 들리니 다람쥐가 힘들게 찾아온 산님들을 위해 먹이를 든채 멋진 모습을 담아가라고 포즈를 취해주고, 적멸보궁위에는 기도하는 부처바위가 사리탑을 향해 열심히 기도를 하고있다.
사리탑에 올라가 감사의 3배를 드린후 오세암가는 능선에 올라서니 곰바위와어우러진 용아장성 그리고 공룡능선이 한폭의 동양화인양 눈앞에 펼쳐지면서 환상적인 모습을 드러내니 지금까지 힘들었던 고생은 어느새 눈녹드시 사라져 버리고 마치 정상을 정복한 자만이 맛볼 수 있는 짜릿한 쾌감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설악산의 절경을 배경삼아 기념사진을 찍은후 시간 관계상 오세암가는 것을 포기하고 오던길로 다시 하산을 서두른다. 오후3시까지 백담사 주차장에 도착하여야만 용대리에서 오후5시에 출발한다는 안내산악회의 버스를 탈수있다는 산악대장님의 말를 상기하면서 마치 극기훈련을 하는것처럼 달리다 싶이 하면서 하산을 한다.(13:20)
하지만 봄비는 산님들의 틈새를 지나자니 생각되로 되지를 않는다. 백담사8.6km의 이정표가 있는곳에 도착을 하니 시간은 14시20분을 가르키고 있다. 도저히 오후3시까지는 백담사 주차장에 갈 수 없는 시간이므로 멋스런 암반이 깔려있는곳에 잠시 쉬어 복분자 막걸리로 목을 축인후(14:20)
영시암에 도착하여(15:22) 저녁 공양으로 주는 국수 한사발로 시장기를 달랜후 백담사에 도착하니 시간은 17시25분을 가르키고 있다. 하지만 버스를 기다리는 산님들의 수가 수천명을 헤아려 줄을 선지 2시간만에 간신히 버스를 타고 용대리에 도착 극기훈련같았던 내설악계곡산행을 마무리하고 차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