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26일 비룡산악회 43차 불곡산(佛谷山) 산행에 참가하고, 그 기록 영상을 올린다. 영상 중에는 설영형 동문과 문웅비 부총무가 촬영한 것도 포함되었다. 양해를 구하며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경기 양주역 1번 출구 밖에서 10:00시에 집결하여 양주역→양주시청→능선→여우고개→정상(상봉)→상투봉→임꺽정봉→대교아파트까지 5.7km, 4시간 내외의 산행 일정이었다.
추운 날씨가 약간 풀렸지만 그래도 흐리고 꽤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고3회부터 고36회까지의 동문과 가족 28명이 양주역에 모였다. 산행을 이끌 정순배 비룡회장과 윤익상 총대장, 장명균-황근수 산악대장, 그리고 운영을 맡을 문웅비 부총무의 웃음 띤 얼굴도 보여 든든했다.
불곡산은 산 이름의 한자가 똑같아 경기도 성남-광주 경계의 345m 불곡산과 혼동되는 산으로, 불국산(佛國山)이라고도 부르는데, 양주시(楊州市) 유양동-백석읍 경계를 이루고 있다.
성남-광주의 불곡산이 행글라이딩 이륙장으로 또 분당 주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는 산이라면, 오늘 산행의 불곡산은 ‘양주의 진산(鎭山)’으로, 그리 높지 않고 밋밋해 보이지만 암릉과 경사진 능선이 아기자기하게 이어지는 바위산이라 스릴 넘치는 산행의 재미를 한껏 즐길 수 있는 곳이라 했다.
산 중턱에는 신라 때 도선국사가 창건했다는 백화암(창건 당시에는 불곡사)이 있고, 주변에는 양주목의 동헌, 어사대비(도 유형문화재 82호), 양주향교(도 문화재자료 2호), 양주별산대놀이(국가 무형문화재 2호) 전수회관, 금화정, 양주산성(도 기념물 143호) 등의 문화재가 모여 있다.
양주역 밖에서 보니 연무속에서 얼굴을 드러낸 불곡산은 전북 진안의 마이산과 닮았다. 기념촬영을 하고 10:00시 조금 지나 양주역을 출발한 일행은 20분 정도 걸어 양주시청을 지나서 옆 길로 올라가 ‘불곡산 등산 안내도’를 보며 산행코스를 확인하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불곡산의 산세를 보면 양주시청에서 북서쪽으로 불곡산 능선이 길게 이어져 2/3쯤 되는 곳에 주봉인 471m의 상봉이 솟아 있고, 다음이 상투봉(432m), 이어서 임꺽정봉(450m)이 대미를 장식한다. 급경사의 계단도 오르내리고 로프를 이용하기도 한다는 산행 코스가 맘에 들었다.
10:30분경 산길에 접어든 후 20여 분간 경사진 길을 올라 불곡산 1보루를 지나고, 능선에 올라 11:00시까지 5-6분 쉬었다.
불곡산에는 산봉우리와 능선의 정상부를 따라 9개의 보루가 2열로 배치되어 있는데, 삼국시대 고구려가 축성한 것으로 보인다.
불곡산은 북쪽의 도락산과 더불어 원형을 이루는 양주분지의 중심에 위치하며, 임진강에서 양주를 거쳐 한강으로 이어지는 교통로가 좌우로 지나가는 전략적 요충지로서, 이들 교통로를 한눈에 내려다보고 통제할 수 있는 곳이다.
11:00시 능선 남동단을 출발해 능선길을 걸어 불곡산 2보루를 지나고 11:30경 ‘임꺽정생가터’ 갈림길을 지난 다음, 정상을 앞두고 5보루 근처에서 잠시 숨을 돌렸다.
중학시절 읽은 첫 소설이 김래성 작 <진주탑>이었고, 2번째로 읽은 소설이 벽초 홍명희 선생이 쓴 <임꺽정>이었다. 어찌나 재미있던지 빌려다가 밤새워가며 한 권씩 독파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금 기억으로는, 소설 <임꺽정>은 10권까지 예정되었다가 홍 선생이 월북하는 바람에 5편 7∼8권까지만 나왔다. 나머지는 끝내 읽지 못하고 만 것이 지금도 아쉽기만 하다. 임꺽정의 무대 ‘청석골’은 어디쯤에 있을까?
5보루를 떠나 급경사 계단을 올라서니 바로 불곡산 정상이었다. 11:50분 470.7m의 ‘상봉’에 오른 것이다. 꽤 추운 날씨였지만 사진 찍고 사방을 둘러보느라 10여분 머물렀다가 12:00시쯤 상봉을 떠났다.
정상에서는 남쪽의 양주시가와 북쪽의 감악산-도락산-칠보산-회암고개-천보산 등의 연봉이 보인다는데, 이날은 연무가 짙게 끼어 희미하게 보였다.
상봉에서 내려온 다음 또 경사진 비탈을 올라가 12:12분경 상투봉(431.8m)에 이르렀다. 불곡산의 3번째 봉우리지만 급경사의 바위산이 만만치 않았다.
서둘러 내려와 12:30분쯤 오찬장을 마련하는 일행과 합류했는데, 추운 날씨라 느긋한 여유로움을 즐기기 어려웠다. 13:00시경 오후의 산행을 시작해 13:06분 부흥사 갈림길을 지났다.
불곡산의 제2봉인 임꺽정봉으로 오르는 바위길은 길고도 험했다. 로프를 건 난간이 없었으면 훨씬 더 어려움을 겪었으리라... 물개바위를 지나서 또 한참을 올라가 13:29분 임꺽정봉(449.5m) 정상에 다다랐다.
정상 부근에 전망대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연무가 걷히지 않아 북쪽의 회암사 쪽 연봉들은 희미하여 구분이 어려웠다.
13:35분 하산을 시작해 14:20분경 대교아파트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모두 마쳤다.
양주역으로 이동한 일행은 15:00시부터 16:25분까지 ‘양주 김삿갓’ 본점에서 산행 뒤풀이를 가졌다.
두 동문이 개인 사정으로 귀가하고 동문과 가족 26명이 ‘오삼불고기’에 막걸리/소주를 걸치며 즐거웠던 산행을 자축했다.
동문과 함께하는 시간은 항상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