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산요수를 만끽하는 비룡산악회을 꿈꾸며...

조회 수 4830 추천 수 0 2011.11.02 09:52:45

요산요수(樂山樂水)를 만끽하는 비룡산악회를 꿈꾸며.

 

 

                          14순배. 비룡산악회 회장

 

 

논어의 옹야(雍也)에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하며(智者樂山, 仁者樂山), 지혜로운 사람은 움직이고, 어진 사람은 고요하며(智者動, 仁者靜), 지혜로운 사람은 즐겁게 살고, 어진 사람은 장수한다(智者樂, 仁者壽)라고 쓰여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리에 밝아 물이 흐르듯 막힘이 없음으로 물을 좋아할 것이요, 또한 지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며, 그러한 것들을 즐기며 살 것이다. 이에 비하여 어진 사람은 의리를 중히 여겨 그 중후함이 산과 같음으로 산을 좋아하고 고요하며 마음이 넉넉하여 장수할 것이다.

 

지난 삶을 돌이켜 보면 나이 들어 산에 심취하여 전문 산악인 못지않게 한국등산학교 교육을 받고 전국 산천을 넘어 세계 각국의 많은 산을 걸어 보았다. 산을 찾게 된 동기는 젊은 날 사업을 하여 많은 재산을 일구어 보았지만 가장 사랑했던 딸과 아내를 같은 병으로 저 세상으로 보내게 되었다. 마음을 다스리고 남은 인생을 보다 의미 있고 건강하게 살려고 등산학교 교육을 받고 산을 찾게 되었다. 산을 수 없이 오르는 순간 지난 삶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고 젊은 날 읽었던 논어의 옹야(雍也)에 나오는 요산요수(樂山樂水) 구절을 의미 있게 받아 드릴 수 있었다.

 

지난 비룡산악회를 생각해보면, 2008년 5월 17 이북5도청 통일회관 앞에서 백갑종(13) 선배 회장을 주축으로 여러 동문들이 참석하여 비룡산악회 창단 발대식을 했다. 그해 10 25일에는 전국동문이 모이는 전국동문합동등반대회를 전북 모악산에서 개최했다. 2009년 3월 28 관악산 시산축제 때 유달에서 백두까지 발대식을 하였으나 남북관계의 경색으로 진전이 없이 표류되었다. 2대 비룡산악회 회장을 맡고 북한을 경유하지 않고 중국을 통한 유달에서 백두까지 프로젝트를 수정하여 동문산악회 단위에서 백두산을 등정하는 역사적인 행사를 완성하였다. 지금까지 특별산행을 제외하고 서울 근교 및 원정산행을 통하여 42차 이상의 동문 산행을 실시하였다. 비롯 비룡산악회가 3여 년의 짧은 역사지만 그 동안 소 그룹 단위의 동문산악회가 있었던 것으로 보면 우리 비룡 동문들이 전국 산들을 오르지 않은 큰 산들은 없을 것 같다. 그 동안 비룡산악회가 전국을 누비며 모교를 홍보하지 않았나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산에 왜 오르냐고 묻으면 다양한 답이 있다. 산이 있어서 오르는 것이요, 라고도 하고 그냥 웃지요 라며 자기 나름의 답변을 한다.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왜 산에 오르느냐고 묻으면 요산요수(樂山樂水) 모두를 즐길 수 있어서 오른다고 답하겠다.

 

이름있는 산에 오르면 산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깊은 계곡 떨어지는 폭포 등 산과 물이 함께 있어 좋다. 봄에 산에 오르면 양지바른 계곡에는 싹이 돋고 겨우내 얼어있던 계곡은 물이 흐른다. 여름이면 산자락이 초록의 옷을 입고 때마침 소낙비라도 우르르 꽝꽝 쏟아진다면 계곡은 흰 거품을 내뱉고 우렁찬 노래를 한다. 가을이면 나무는 초록 옷을 색동옷으로 갈아 입으며 치장을 하지만 심술 굿은 찬바람이 흔들어 벗기면서 늘씬한 나신을 자랑하게 하고 그 색동옷들을 계곡물에 흘려 보내 오색 폭포수를 만든다. 겨울이면 산이 추워서 솜이불을 쓰고 있을 지라도 계곡은 얼음장 밑에서 물을 흘려 보내며 다가오는 봄을 알린다. 그래서 산에 오르고 산을 좋아하며 산을 찾는다.

 

이제 나이 들어 과격한 운동을 하자고 한다거나 필드에 나가서 멋진 샷을 구사하자고 하면 조금은 머뭇거려지지만 전국의 어떤 산들을 등산하자고 하여도 주저하지 않는다. 그래서 꿈이 있다면 앞으로 영원히 요산요수를 만끽하는 비룡산악회원으로 남고 싶다. 진시황제도 천하를 얻었지만 영생을 얻을 수 없어 불로초를 찾아와 영원한 부귀영화을 꿈꾸었지만 흘러가는 세월을 멈출 수 없었다. 건강을 유지하며 무병장수의 길은 등산이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다.

 

산은 마음을 건강하게 할 뿐 아니라 몸까지 건강하게 만든다. 숲길을 걷노라면 나무에서 발산하는 피톤치드에 의해서 마음과 몸이 개운해지고, 산길을 걸으면 지구 중심부의 내핵과 외핵에서 발생하는 자력이 지표면으로 나와서 자기장이 형성되어 우리 혈관을 스칠 때 생체전류와 반응하여 강한 진동을 일으켜 혈전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하여 혈압을 낮추거나 뇌경색 동맥경화를 막아준다. 그러므로 등산은 만병통치약이다. 그러므로 논어의 옹야에 나오는 어진사람은 산을 좋아하고(仁者樂山), 어진 사람이 장수한다(仁者壽)는 말이 현대의 과학으로 증명이 되고 있다.

 

지난 10월 오대산 소금강을 산행할 때 심하게 비가 내려 소금강 계곡의 오색단풍이 구룡폭포를 타고 내려 오면서 만드는 풍경이 눈에 선하다. 요산요수(樂山樂水)의 경지다. 나무는 색동옷을 입고 사람을 맞이하고, 계곡은 흰 비단필을 풀어서 손님을 맞이한다. 산이 사람을 유혹하는 것인지, 사람이 산을 좋아해 올라가는지 그저 요산요수(樂山樂水)를 만끽하며 평생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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