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경남·부산·서울고 동문 합창단, 첫 합동 발표회 앞두고 막바지 연습
올 초 고등학교를 졸업한 스무 살 청년부터 백발 신사까지 130여명이 내뿜는 열기로 실내는 후끈했다. 19일 저녁 서울 서초동 서울고 음악실. "머리머리 밭~머리/동부따는 저 큰 애기…." 굵직한 저음의 남성 합창이 흘러나왔다. 오는 23일 서울 용산아트홀(787석)에서 첫 발표회를 앞둔 경기·경남·부산·서울고 4개교 동문 합창단이 함께 부를 합창을 연습하는 자리다.
"이번 주말엔 총각으로 돌아가셔야 합니다. 패기 있는 총각으로. 저도 좀 오버할 테니, 씩씩하게 걸어나와서 멋지게 해봅시다." 민요 '총각타령' 연습을 이끌던 서울고 지휘자 조태영(59)씨가 분위기를 띄웠다. 마지막 '얏' 하는 구호까지 힘차게 내지르는 중·장년들은 30~40년 전 학창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상기된 얼굴이다.
“웅장한 남성 합창이 매력적이라서” “옛날 학창 시절이 생각나서” 중년 남자들이 합창에 빠지는 이유는 각각이었다. 19일 저녁 서울 서초동 서울고 음악실에 모여 연습하는 경기·경남·부산·서울고 동문 합창단. /주완중 기자
바통을 넘겨받은 경남고 재경 동문 합창단 지휘자 배공내씨는 이탈리아 국가처럼 불리는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지도했다. 안양시립합창단 지휘자 출신인 배씨는 "50년간 음악 하면서 서초동 예술의전당에 딱 두 번 섰는데, 여러분은 다음번에 예술의전당 무대에 설지도 모른다"고 바람을 넣었다. "중년 남자들이 왜 할 일 없이 노래하고 있느냐고요? 웅장한 남성 합창에 대한 로망이 있잖습니까. 젊은 시절의 추억을 나눌 수도 있고요."
연합 공연을 준비한 부산고 재경 동문 합창단 안희동(55) 단장은 "처음엔 음악을 사랑하는 동호인 모임이었는데 일이 커졌다. 격동의 현대사를 헤쳐오면서 가정과 사회, 국가에 헌신해온 남자들의 낭만과 추억을 노래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공연 주제도 '대한민국 남자들, 합창으로 하나 되다'. 이런 일엔 만사 제치고 깃발을 드는 사람이 필요하다. 안 단장이 그 일을 자청했다. 각 학교 동창회를 통해 합창단을 수소문해 작년 11월 말 서울 잠원동의 따로국밥집에서 4개 고교 단장·지휘자 연석회의를 갖고 이번 공연을 결정했다.
2000년과 2002년 각각 창단된 서울고와 경기고 동문 합창단부터 2011년과 2012년 시작한 부산고·경남고 재경 동문 합창단까지 저마다 내력은 다르다. 45명인 경기 OB 남성 합창단은 매년 영산아트홀에서 정기연주회를 갖고 공연 음반도 냈다. 예술의전당, 성남아트센터에 선 서울고 합창단은 미주 공연도 두 차례 다녀왔다.
김태성(49) 서울고 단장은 "먹고사는 일과 무관한 일에 중년 남자들이 매달리는 게 신기하다. 하지만 여기 와서 소리 지르고 나면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면서 "지난달 홈커밍데이 때는 유진룡 문화부 장관도 참석해서 '합창반 활동이 문화부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역사는 짧지만 부산고와 경남고 재경 동문 합창단도 병원 위문 공연을 가거나 동창회 송년 모임 단골손님으로 활약하고 있다. 학교나 교회를 빌려 일주일에 한 번 모임을 갖는다.
공연 전반부는 각 학교 합창단이 학교별로 2~3곡씩 노래하고, 후반부는 연합 합창단과 동대문구 다문화 합창단에 이어 청중까지 '그리운 금강산'을 함께 부르는 순서로 마무리된다. 합창제는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달 11개 고교 합창단 단장·지휘자 모임을 갖고 내년 공연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합창제 수익금은 다문화가정 후원에 쓰인다.
당연히 배가 아퍼야지, 우리모두,아니 재경동문회 관계자 모두 대오각성하고 분발해야지!!!
이 좋은 조건과 환경.언제까지 이렇게 방치 할것인가??
우리도 한자리 끼워 한껏 뽐낼수 있었는데~~~. 오호 통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