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집은 목포시 용당동 977 입니다.
양을산 아래 교대(현 목대 용해동 캠퍼스) 밑 동네에서 자랐습니다.
맹모삼천지교 때문에 학교 밑에서 큰 것이 아니라 피난 내려온 할아버지가
싼 맛에 자리 잡은 곳입니다.

여름에는 갓바위(하당) 바다에 가는 것이 좋았습니다.
지금은 가까운 거리지만 땡볕 여름 날 그 길은 얼마나 멀던지, 혼자 갈 엄두는 못 내고
운저리 낚시를 좋아하는 삼촌을 따라가거나 친구들과 함께 갔습니다.
내리 쬐는 햇볕에 정신이 몽롱해지면 신작로 그늘에 멈춰 거리를 가늠해 보곤 했는데
가야할 길도 막막하지만 돌아갈 길도 아득했던 기억.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아~ 인생이 이런 것일 것입니다.

노숙인들의 자립을 돕는 봉사단체 거리의 천사들은
작년에 태백에 이어 두 번째 도보여행길을 한사랑봉사단 형제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7월 27일부터 31일까지 4박5일간, 강화도 ‘달팽이 도보여행’

100km가 넘는 길은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걷는 여행자들에게
정겨운 눈길을 던지며 그 길을 앞서 걸었던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반겨주었습니다.
그리고 ‘한걸음만 더’ 걸어볼래 하며 용기와 희망을 주었습니다.

누군가 인생은 초월이 아니라 포월匍越이라고 했습니다.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기어서 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달팽이처럼 기어서 갔습니다.

한여름 나락 잘 익어가는 들길에서
아이들보다 더 많은 개들의 낮잠을 깨며 걸었던 마을길에서
타닥타닥;;; 자연의 맥동 굵은 소나기를 온몸으로 맞았던 해변길에서
들고 간 물 한 방울마저 땀으로 모두 돌려준 산길에서
우리는
굽든 곧든 넓든 좁든 길은 하나로 만난다는 희망과
아무리 멀고 긴 길도 걷다보면 결국 다다르게 된다는 용기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길벗이 있다면 갈 길이 짧아진다는 지혜도 얻었습니다.

봉사자 포함 모두 열다섯 명, 그중 한사랑 형제 일곱 분이 길을 걸었는데
다섯 분이 거리를 박차고 일어나 자립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얼굴은 모르지만 격려와 응원을 바랍니다.

제주 올레처럼 강화도에도 나들길이 생겼습니다.
가족과 함께 차를 두고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회춘박두, 대기만성, 가화만사성입니다.
참 예쁜 길. 오읍약수터길, 산마을고등학교(대안학교) 길이 기억에 남습니다.


-강화군 관광개발사업소 http://cafe.daum.net/vita-walk
-032-930-4331 변애숙 계장, 무지하게 이쁘고 친절합니다.


profile

이수찬

2009.08.06 10:11:19

참으로  따뜻하고 정감있는 글을 접해 봅니다.남을 돕는 삶을 산 다는것은 결코 아무나 할 수있는 일은 아닙니다.윤건동문의 특별한 사명에 머리 숙여집니다. 나 또한 장애인들의 복지활동을 해오면서 그들의 삶속에 나를 던지고 그들의 눈물을 닦아오면서 하나님의 참 진리를 알게되었습니다.그것은...
인류 최후의 혁명은 사랑의 혁명입니다.사랑안에 우리 인간의 모든 삶을  담을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길에 동참하며 사랑을 나누고 싶습니다. 윤건동문 회이팅!!!!.19회동문 이수찬.
profile

간디

2009.08.22 21:18:03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느라 애쓰는 거천의 "윤 건"총무님 수고가 많고요.
우리의 동문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도 말만 하는 사랑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사랑 좀 하고자
가끔 야간에 <거천>봉사를 하고 있습니다.["염산교회" 매월 첫째, 다섯째 금요일]
강화도에도 제주 올레와 같은 나들길이 있다는 정보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홈페이지에 사진 및 관련 파일 올리는 순서 [2] 총무이사 2015-06-29 2044
» '대기만성'이란 대기만 해도 버럭 성을 내는 file [2] 윤건 2009-08-05 2205
644 수덕사의 여승 [1] 유달산 2008-10-08 2205
643 신년하례회(1월 9일) 감사패-공로패 수상자 명단 입니다. file 행정이사 2012-01-06 2203
642 중25,고23회 정기총회및 송년의 밤 사진 자료 입니다 file [2] Webmaster 2008-12-24 2200
641 근하신년 [3] 석우 2008-12-30 2192
640 알립니다!! -전국동문합동등반대회- file 장명균(유산자) 2008-10-07 2191
639 아찔 아찔한 순간들 Lee Bong Yol 2008-04-23 2190
638 신목회축제 일정 이춘안 2008-06-11 2188
637 한 우물만 파라 설영형 2009-02-26 2185
636 가장 아름다운 늦가을의 풍광 / 무주 적상산(1,043m 고13회, 중15회 노만우) 펑키 2009-11-18 2183
635 2010년 정기총회및 신년하례 기념사진#4 설영형 2010-01-21 2179
634 다시 가고 싶은 꿈과 낭만의 섬 / 보길도 적자봉(430m)목중15회, 목고13회 노만우 펑키 2009-11-24 2179
633 부부에게 설영형 2008-08-25 2179
632 부부의 정을 저축하세요 설영형 2008-09-26 2178
631 한해가 저물어 가는 것을 보면서 [1] 유달산 2008-12-17 2170
630 저의 만남은 늘 아름답습니다. 유달산 2008-09-26 2170
629 인생덕목-김수한추기경- [1] 설영형 2009-03-05 2169
628 산과바다가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처럼 / 부안 내변산(509m) 펑키 2009-12-15 2165
627 비룡산악회 발대식 및 현장사진 1 file 윤영한 2008-05-20 2163
626 2010년 정기총회및 신년하례회 기념사진#2 설영형 2010-01-21 2162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서소문로27(충정로3가, 충정리시온)202호 | 전화번호: 02-365-0516 | 팩스번호: 02-365-0140
개인정보보호책임자: 총무이사 설정원 | 이메일 주소 무단수집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