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葬, 숲도 후손도 살립니다”
‘수목장을 실천하는 사람들’ 창립총회… 각계 500여명 참석
수목장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시민단체로 공식 출범했다(문화일보 2005년 12월23일자 29면 참조).
1990년대 독일과 스위스에서 시작한 수목장은 시신을 화장해 골분을 나무 밑에 묻는 자연친화적 장묘방식. 국내에서는 지난 2004년 9월 타계한 김장수 전 고려대 교수의 수목장이 거행된 지 1년6개월만에 범국민 실천운동으로 자리잡게 됐다.
이날 창립총회에는 김성훈 상지대 총장을 비롯해 황인성 전 국무총리,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 김원웅 열린우리당 의원, 주호영 한나라당 의원, 신중식 민주당 의원,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권병현 전 주중대사, 성백진 전 SK임업 사장, 이만의 환경관리공단 이사장, 이형모 시민의신문 사장, 조연환 전 산림청장, 이수화 산림청 차장 등 각계 인사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총회에서 상임공동대표로 선임된 김성훈 총장(고07회)은 “우리나라 묘지면적은 전 국토의 1%로 전체 주택면적의 절반에 해당된다”며 “이런 묘지 포화상태에서 수목장은 산림훼손이 전혀 없는 근본적인 장사문화 개선방안”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또 “죽은 뒤 나무나 꽃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은 산과 숲을 살릴 뿐만 아니라 조상과 후손을 함께 살리는 탁월한 발상”이라며 “수목장이 영리목적의 상업주의로 흐르지 않기 위해서는 올바른 실천운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인성 전 국무총리는 “정부가 권장했던 화장 납골묘가 점차 호화·대형화하면서 당초 취지와는 달리 국토와 산림을 훼손하고 서민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수목장이 납골묘처럼 영리활동으로 변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회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10명씩 단상에 올라 사후에 수목장을 실천하겠다는 ‘수목장 서약식’을 가졌다.
‘수목장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앞으로 수목장 희망자에 대한 안내와 실천서명운동, 관련 정보수집 및 보관, 수목장 지역에 대한 방문체험 등을 펼칠 계획이다. 특히 인터넷 홈페이지(www.sumokjang.info)와 e메일 등 온라인활동을 통해 전국의 수목장 희망자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키로 했다. 상임운영위원장을 맡은 변우혁(환경생태공학부) 고려대 교수는 “수목장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한 동호인 성격의 시민단체”라며 “단순히 장사문화의 개선을 도모하는데 그치지 않고 수목장을 계기로 숲을 키우고 좋은 나무를 가꾸는 문화를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