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저리는
저 소리가
좋았고
웃지 않는
무녀의 표정이 좋았다
속으로 설움 삭히는
절제된 옷깃이
서슬해서 신음했고
온 몸으로 흐느끼는
여인의 고요함에
앓아야 했다
나 아직
어린 아이일 때
저 소리에 울고
저 풀지 못하고
몸부림치는
여인의 춤사위에
흐느꼈다
저리도
애절한 몸부림이
또 있을까
저리도
서러운 구음이
세상에 또 있을까
사랑이
내 마음에
들어오면
나는 저리
애절한 절망으로
몸부림했다
맺을 수도 없고
풀 수도 없는
절망적인 사랑에
가슴으로 통곡하며
내 속 사람은
부신 흰옷으로
갈아입고
남모르게 저리
슬픈 춤을 추었노라
눈 마주치면
웃음부터 웃는
나의 한을 누가 알까
옷 소매에 감춘 마음
차마 그것 놓지 못해
한 자락
명주수건에
그 한을 담아
저 홀로
서럽고 애절한 슬픔
사무쳐서 내려놓았다가
차마
버리지 못하는
미련에
다시 주어든 천을 들고
훠어얼---
훠어얼---
춤을 추는
못난 나의 넋을
내 부모인들 알까
이 마음 가져간
님인들 알까
아 !
답답하고
안타깝다
이 심정을 어찌할까...
사방이 다 적막한데
홀로 버려진
어둠 속에서
나는
저리 애간장 끓는
소리에 맞춰
어깨 들썩이며
홀로 추는 춤을 추노라
이승에 매인 몸
죽어지면 풀어질까
저 여인의 어깨춤처럼
나 죽어
이 육신 벗고 나면
나도
자유로운 몸이 되어
님 곁을
오고 갈 수 있을까
님은 나무가 되고
나는 새가 되어
그 가지에
앉아 울면
내 한이 풀릴까
님은 손이 되고
나는 발이 되면
이리도 못 맺어서
한이 된 인연
춤으로 풀어 달래질까
답답한
이내 영혼의 옷
벗어 놓고
사쁜사쁜 걸어서
다음 날의
문밖에 먼저 가서
님을 기다려나
볼꺼나.....
----詩/ 청계 박원철.
춤 자료
김문숙의 살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