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후보 당선은 시민혁명의 서막
민주당의 영입 제의를 뿌리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원순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은 정당정치에 굴욕을 안겨준 일대 사건입니다. 지난달 6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양보로 범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박원순 후보는 민주당 박영선 의원과의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한 데 이어 본선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제압했습니다. 정치권에 발을 디딘 지 50일밖에 안 된 박원순 후보가 1961년 창당한 신민당에 뿌리를 둔 민주당과 1963년 창당한 공화당의 맥을 잇고 있는 한나라당 후보를 차례로 누른 이번 선거는 정당정치의 모순을 매섭게 채찍질한, 그야말로 정문일침(頂門一鍼)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소감에서 언급한 ‘권력과 낡은 시대’는 ‘이기적이고 이율배반적인 구시대 정당정치’일 것입니다. 한마디로 시민혁명의 서막이 열린 것입니다.
지구촌이 시민혁명의 물결 속에 출렁이고 있습니다. 독재 권력이 낳은 높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으로 고통을 받던 튀니지에서 대졸청년 노점상인 모하메드 부아지지는 ‘빵을 달라.’며 분신했습니다. 빵을 향한 저항은 튀니지의 국화인 쟈스민 향기처럼 이웃 독재국가에 퍼져 나갔습니다. 튀니지에서 시작된 시민혁명은 이집트의 무바라크, 리비아의 카다피를 넘어 계속 이웃 나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반(反) 월가 시민운동도 전 세계로 번져나가고 있습니다. 반 월가 시민운동은 일자리가 없어지면서 경제적으로 힘들어진 서민들의 절규입니다. 대기업들은 엄청난 돈을 벌고 있는데 반해서 서민들은 점점 가난해지고 있는 데에서 이 운동이 촉발되었습니다. 높은 청년실업률, 중산층이 파괴되고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이 운동이 점화되었습니다.
이처럼 시민혁명은 ‘빵’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789년 프랑스대혁명이 빵에서 시작된 것과 어찌 그리 꼭 같습니까?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이러한 시민 혁명이 시민정치로 분화?발전되어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것입니다. 시민이 권력을 이긴 것입니다. 시민이 낡은 시대를 심판한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시민혁명의 완결을 향해 도약해야 합니다. 목포가 그 도약의 중심에 서야 합니다. 민주화의 성지라 불리는 목포 시민들의 높은 시민정신과 정치적 자긍심은 항상 미래를 선도해왔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얽매인 기득권 정치가 목포에서 거부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대의정치(代議政治)를 실현하지 않는 정당정치는 단호히 거부돼야 합니다. 시민의 뜻을 대변하는 정당이 아니라 지배계층의 기득권만을 대변하는 정당은 더 이상 대의정치의 근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담 세보르스키’에 따르면, 선거는 종이돌(paper stone)로 승패를 가리는 민주적 절차입니다. ‘돌’은 심판을 상징합니다. 따라서 ‘종이돌’은 ‘투표를 통한 심판’을 상징합니다. 투표용지가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구체제, 기득권층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권력을 심판하는 돌’이어야 합니다. 위대한 목포시민은 이제 시민혁명의 완결을 위해 과감히, 그리고 힘차게 ‘페이퍼 스톤’을 던질 것입니다. 필자도 오른팔을 높이 들어 ‘페이퍼 스톤’을 힘차게 던지겠노라고 목포의 민주시민과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에게 감히 고합니다.
2011년 11월 유달산 기슭에서
글로벌리더스포럼 대표 배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