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코스 : 진고개-동대산-차돌백이-신선목이-두로봉-두로령-미륵암-상원사주차장
*소요시간 : 천지산악회 32명 6시간30분
가을, 바람이 분다. 또 속절없이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쓸쓸하다. 바바리 깃을 올리고 낙엽지는 거리를 홀로 하염없이 걷고싶다. 한번만이라도 아빠, 가장, 직장인이라는 책임을 홀홀벗어던지고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해 살고싶다. 떠나고 싶다. 신문광고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 단풍이 색동옷을 갈아입고 너울너울 춤을 추고 낙엽이 수북히 쌓인 산길를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걷는다면 더욱 낭만이 있을것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이가 들어가는데도 아직 마음은 청춘인가?
주봉인 비로봉과 상왕봉은 다녀왔지만 동대산과 두로봉을 가보지못해 아쉬웠던차에 안내산악회에서 간다기에 무작정 왕십리역으로 달려가면서 마음은 어느새 가을의 정취가 물씬풍기는 오대산 산자락을 걷고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단풍으로 물든 능선을 바라보면서 차가 고속도로를 시원스럽게 달려 진고개정상휴게소에 도착을 하니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려는 수많은 산님들이 휴게소를 가득 메우고 있다.
진고개(해발60m)는 행정구역상으로 강원도 평창군과 강릉시로 나누어지는 경계에 위치해 있으며, 6번국도가 여기를 지나고 있다. 백두대간 줄기인 동시에 오대산 줄기인 “동대산”과 “노인봉”사이를 넘어가는 준령이다.
이고개령(泥古介嶺)이란 또 다른 이명도 간직하고 있는데, “진고개”라 붙여진 이름으로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 고개가 길다 해서 긴 고개라 하다가 방언의 구개음화(ㄱ-ㅈ)로 진고개가 되었다는 것이고, 또 다른 내용으로는 비만 오면 발이 빠질 만큼 질퍽거린다 해서, 이 고개의 특성이 지명이름으로 되었다는 설이다.
대부분 산님들은 노인봉을 거쳐 소금강을 가기위해 진고개휴게소 오른쪽길로 향하고 안내산악회는 동대산을 거쳐 두로봉을 가기위해 “오대산주탐방로안내도”가 있는 왼쪽산길을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11:00)
오대산은 강원도 평창군과 강릉시 그리고 홍천군 일부에 걸쳐있고 태백산맥의 중심부에서 서쪽으로 길게 뻗은 차령산맥과 교차점에 있으며, 동대산과 두로봉은 오대산의 한 봉우리다.
삼국유사에 국내의 명찰중 오대산을 최고로 꼽고 있으며 이곳에서 불법이 흥할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오대산 일대에는 많은 사찰과 암자가 곳곳에 흩어져있어 우리나라 최고의 불교성지로도 꼽히고 있다. 연꽃의 형상을 연상케하는 부드러운 산세는 불교의 자비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오대산의 이름의 뜻은 주봉인 비로봉(1,563m)을 중심으로 동대산(1,434m), 호령봉(1,561m), 상왕봉1,493m), 두로봉(1,422m) 등 5개의 봉우리가 마치 연꽃모양으로 둘러싸여있고. 봉우리 사이사이로 중대(지공대), 동대(만월대), 서대(장령대), 남대(기린대), 북대(상삼대) 등 5개의 평평한 대지로 둘러싸여 있어 5개 대를 합쳐 오대산이라 불리기도 하며,
신라 선덕여왕 4년(645년)에 자장율사가 왕명을 받아 당나라에서 유학하였는데 이 산이 중국의 산서성 청량산의 별칭인 오대산과 매우 흡사하다하여 오대산이라 명명하였다고 한다,
오대산 연봉 사이사이에도 노인봉, 계방산, 복룡산 등 그만그만한 준봉들이 숱하게 솟아있고, 오대산 주요 산마루는 거의 대부분이 평정봉으로 그 풍치는 마치 우아한 여성의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분기점이 되는 오대산은 한강 발원지의 하나인 오대천 상류를 둘러싸고 수려한 계곡을 조성하고 있으며, 월정사에서 상원사, 적멸보궁을 잇는 10km는 수많은 계곡과 전나무 등의 큰 나무들이 수두룩하며, 잡목이 우거져 위압감마져 느낀다,
월정사는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에 위치하며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의 본사로 643년(신라 선덕여왕 12)에 자장율사가 창건했다. 적멸보궁은 중대의 사자암에서 약600m떨어진 곳에 있으며, 석가모니의 머리뼈 사리를 모신곳으로 유명하다. 상원사는 월정사에서 북쪽6km되는 곳에 있으며 6.25전쟁때 오대산에서 불타지 않은 유일한 절이다.
산길을 조금가다보니 산죽길의 된비알길이 시작되고, “동대산1.2km, 진고개0.5km"의 이정표가 있는곳에서 잠시 평탄한길이 이어지다 다시 돌계단과 나무계단의 된비알길이 시작되면서 이마에는 어느새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하지만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땀방울은 금새 말라버린다.
산길을 돌계단과 나무계단이 번갈이가면서 이어지고 “진고개1.0km, 동대산0.7km”의 이정표가 있는곳을(11:24)을 지나면서 하산하는 산님에게 동대산을 갈려면 얼마남았느냐고 물으니 10분만 가면 된다하니 농담인줄 알지만 힘이 솟는다.
얼마남지않았다는 생각에 힘이 드는지 모르고 열심히 산길을 오르지만 정상은 나타나지를 않고 “진고개1.5km, 동대산0.2km"의 이정표가 나타나면서 나무계단이 다시 이어지고 얼마안가 ”동대산30m, 동피골야영장2.7km"의 이정표가 있는곳을 지나면 헬기장인 동대산(1,433m)고스락에 도착을 한다.(10:52)
동대산 고스락에 도착을 하니 정상석과 오대산국립공원안내도가 산님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고스락에는 수많은 산님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식사를 하고있다. 동대산의 조망은 나뭇가지사이로 노인봉과 군레이다기지가 조망될뿐 나무가 무성히 자라 조망이 별로 없으므로 정상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은후 두로봉쪽으로 향한다.
두로봉쪽으로 조금가다 회원님들과 함께 평탄한곳에 자리를 마련하고 모여 즐거운 식시시간을 갖는다.(12:05~12:45) 식사를 마치고 산길을 이어가다보면 작품인듯한 고목과 누워있는 거대한 고사목이 산님들의 발길을 붙잡고 풀이 우거져 분간하기힘든 헬기장을 지나면(12:55) 하얀속살을 드러내놓은 듯 온몸이 하얀 자작나무가 산님들의 눈길을 끈다.
바람이 불지만 봄날씨같은 화창한 날씨에 한적한 산길을 걷노라면 “두로봉6.1km, 동대산0.6km"의 이정표가 나타나고 나뭇가지사이로 주위의 멋스런능선이 살포시 얼굴을 내밀고 인사를 한다.
산길에서 가끔씩 만나는 멋스런고목을 구경하다면서 가다보니 한 산님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한국의산하”에 자주 산행기를 올리면 내가쓴 산행기에 자주 댓글로 격려해주던 “북극성”님이란다. 반갑지만 서로 방향이 달라 오래머물을수가 없어 기념사진만 찍은후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두로봉5.0km, 동대산1.7km"의 이정표가 있는 해발1300m지점을 지나면 산길은 오르막이 이어지다 잠시 암반이 나타나면서 네발로 기어오르면 나뭇가지사이로 붉게물든 능선이 시원스럽게 조망되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번갈아가면서 이어지지만 고도차이가 별로 없어서인지 그렇게 힘이 들지는 않는다.
산길은 오봇한 오솔길이 이어지면서 기분은 상쾌하기 그지없으나 산길에는 소나무는 거의 볼수가 없고 가끔씩 보이는 단풍나무도 잎이 바싹 말라버려 기대했던 멋스런 단풍을 구경할 수가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동대산2.2km, 두로봉4.5km"의 이정표가 있는곳에서 10여분을 가다보면 하얀 차돌의 큰 바위들이 여러개 모여있고 ”주 탐방안내도“가 있는 차돌백이(1.200m)에 도착을 한다.(13:45) 차돌백이에서 기념사진을 찍은후 산길을 이어가다보면 나무가운데 구멍이 뚫린 멋스런 고목이 나타나면서 기념사진을 한 장 찍고가면 추억에 남는다고 산님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동대산3.1km, 두로봉3.6km"의 이정표가 있는 동대산과 두로봉의 중간지점을 지나니 산길에는 ”멧돼지 흔적(식흔)“이라는 표지판이 나타나면서 이곳이 멧돼지가 자주 나타나는곳임을 알리고 있다. 얼마안가 평탄한곳에 자리를 마련하고 가지고온 과일로 갈증을 달래면서 잠시 휴식을 취한후 ”동대산3.5km, 두로봉3.2km"의 이정표가 있는곳을 지나면 헬기장에 도착을 한다.(14:15)
“두로봉3.0km, 동대산3.7km"의 이정표가 있는 해발1.260m지점을 통과하면 멀리로는 비로봉이. 눈앞에는 가야할 능선이 조망된다. 산길에는 가끔씩 나무사이로 붉게 물든 능선이 조망되지만 나무가 많아 조망은 별로 좋지 않아 조망이 없는 산길을 걷자니 약간 지루하다는 생각이 든다.
호젓한 산길을 이어가다보면 어느새 “주 탐방로 안내도”가 부착되어있는 신선목이(1,120m) 지점에 도착을 한다.(14:33) 이곳에서부터 산길은 된비알길로 이어지고 모처럼만에 산길에는 붉게 물든 단풍이 산님들의 아쉬움을 달래주기라도 하려는 듯 화사한 모습으로 반갑게 인사를 한다.
“두로봉1.6km, 동대산5.1km"의 이정표가 있는곳을 지나니 나뭇가지사이로 붉게 물든 멋스런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능선사이로 주문진이 조망되면서 산님들의 무료함을 말끔히 씻어주고, 뒤돌아 보면 지나온 능선이 아스라이 조망되면서 잘가라고 인사를 한다.
기나긴 능선길을 오다 갑자기 된비알길을 오르자니 힘이드는지 한 산님이 “공룡능선보다 힘들다”하면서 무척 힘들어한다. 하지만 가끔씩 나뭇가지 사이로 곱게 물든 아름다운 능선이 조망되면서 힘들어하는 산님을 위로해준다.
헬기장을 지나면(15:13) “동대산6.1km, 두로봉0.6km"의 이정표가 나타나고 나뭇가지 사이로 붉게 물든 아름다운 능선과 주문진 그리고 풍차가 시원스럽게 돌아가고있는 선자령이 웅장한 모습을 뽐내면서 지친 산님들에게 힘을 볻돋아준다.
“두로봉0.3km, 동대산6.4km"의 이정표가 있는곳을 조금지나가다보면 ”비로봉5.7km, 상원사주차장7.6km, 동대산6.7km“의 이정표가 있고 공원지킴터가 설치되어있는 삼거리에 도착을 한다. 이곳에서 조금 올라가면 헬지장인 두로봉(1,422m) 고스락이다.(15:32) 동대산을 출발한지 3시간30분만이다.(식사시간 40분포함)
두로봉 고스락에서 바라보는 능선은 파도가 물결치듯 출렁이는듯한 환상적인 자태를 뽐내니 이제까지의 피로는 온데 간데 없이 사라져 버리고 모처럼만에 기분이 상쾌해진다. 눈앞에는 붉게 물든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멋스럽게 펼쳐지고, 풍차가 돌아가는 선자령과 주문지 그리고 군레이더기지가 아름다운 능선과 어울려 한폭을 그림인양 그 모습을 나타내니 산님들은 잠시 신선이 된듯한 착각에 빠진다.
동대산에 올라 멋진 풍광을 기대했던 탓에 실망이 컸지만 두로봉에 오르니 오대산을 찾은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다. 멋진 풍광에 영원히 머물고 싶지만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오던길로 돌아가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상원사주차장으로 하산을 서두른다.(15:45)
10여분을 하산하다보면 “비로봉5.2km, 두로봉0.5km, 상원사주차장7.1km"의 이정표가 나타나고 산길에는 웅장한 노목이 수고하고 내려온 산님들을 위로라도 해주려는 듯 멋진모습으로 자태를 뽐낸다.
삼거리에서 하산한지 25분만에 평창군 진부의 표시판이 있는 두로령(1,300m)에 도착을 한다.(16:09) 두로령은 “상원주차장6.0km, 내면분소12km, 비로봉4.1km, 상왕봉1.9km, 두로봉1.6km" 지점으로 임도길이다.
두로령에서 임도길을 따라 내려오다보면 지나온 능선이 조망되고 임도길에는 가끔씩 야생화가 방긋히 웃으면서 산님들을 맞이한다. 작은 암자인 미륵암을 지나면 상왕봉에서 하산하는 길과 만나는 “상원사주차장4.7km, 내면분소13km, 두로봉2.9km, 북대사0.3km"의 이정표가 있는곳에 도착을 한다.(16:32)
“북대사2.0km, 상원사주차장3.0km"의 이정표가 있는곳을 지나면 온 세상을 환하게 비추던 햇님도 멋진 풍광을 구경시키지못해 미안한 듯 산등성이로 얼굴을 살포시 감추기 시작하지만, 오대산을 찾아온 산님들을 그냥 보낼수 없다는 듯이 주위의 산들은 색동옷을 갈아입고 자태를 뽐내면서 좀 늦게 찾아온 산님들을 위로해준다.
하산길의 만산홍엽은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나무랄데가 없고 임도길에서 만나는 선분홍색의 단풍 또한 단풍의 진수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이 아름답고 황홀하니 모처럼만에 찾아온 불교의 성지인 오대산의 산행은 추억의 한켠에 멋스럽게 장식되리라 자부해본다.
상원사주차장으로 하산하는 임도길은 온산을 흰종이에 아름다운 물감을 뿌려놓은 듯 현란한 모습으로 산님들의 마음을 송두리째 사로잡아버리면서 내년에도 다시 오라고 유혹의 손길을 뻗친다. 황홀한 능선의 아름다운 모습은 마치 한폭의 그림을 보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들면서 이곳이 단풍의 명소임을 알리고 있다.
멋진 풍광에 취해 시간가는줄 모르고 임도길을 내려오다보면 어느새 “내연분소16.3km, 북대사4.7km"지점이 상원사 주차장에 도착을 한다. 차에 올라 간단히 하산주로 갈증을 달랜후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오대산 산행을 추억의 한켠에 간직한채 서울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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